국민의힘 잠룡들이 빨라진 대선 시계에 맞춰 줄줄이 출사표를 던질 전망이다. 다만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상흔이 채 아물기도 전에 윤석열 전 대통령마저 파면되면서 보수 진영이 '윤석열의 강'을 건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조국의 강'을 놓고 파열음을 내던 상황과 겹쳐진다.
국민의힘은 6일 오후 국회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 대응 방안을 비롯한 향후 당 운영 계획 등을 논의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 앞서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하루빨리 당을 수습하고 조기대선 국면에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 형성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 지도부와 4선 이상 중진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이 어려운 상황에 있는 만큼 어떻게 빨리 탈피해서 대선 국면으로의 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지, 상실감이 큰 지지층을 다독이고 위로하면서 같이 갈 수 있을지, 중도층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등 여러 가지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간이 촉박하지만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 간 갈등이 곳곳에 남아 있다. 일단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독주를 이어가고 있고 2017년 당시의 경험을 고려하면 아직까지 분당 사태 조짐까지는 보이지 않지만 계파 간 신경전은 계속해서 노출되고 있다. '반명(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고 중도 외연 확장에 나서는 것도 빠듯한데 경선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더욱 심화한다면 국민의힘은 분열로 더욱 어려운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경우도 지난 대선에서 '조국의 강'에 빠져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는 평가를 받은 데다 이후에도 한동안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더군다나 국민의힘의 경우 윤 전 대통령이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불소추특권이라는 방어막을 잃은 상태다. 윤 전 대통령은 물론 부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관한 수사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이때 당에서 이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건지도 관심사다.
일단 국민의힘 지도부는 균열을 봉합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날 중진 의원들과 간담회를 주재한 것 역시 균열 봉합 방안을 모색하려는 차원으로 읽힌다. 4선 의원들과 별개로 3선 의원들도 국회에서 모여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조기 대선 대응 방안과 역할론 등을 논의했다. 김성원 의원은 회동 직후 브리핑에 나서 "지난 탄핵 이후 지역 민심들을 들어보고 앞으로 3선들이 무엇을, 어떠한 역할을 할지 대해서 다양하게 논의했다"며 "앞으로 조기대선에 있어서 3선의 역할을 무엇으로 가져갈 것인가, 조기대선 승리를 위한 전제 조건은 무엇인지를 두고 의견을 나눴다"고 부연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