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면 이후 윤 정부 간판 과기정책 향방에 '촉각'
민감국가, 관세전쟁 여파 美와 R&D 협력 악재로
민감국가, 관세전쟁 여파 美와 R&D 협력 악재로
과학기술계는 윤 대통령 파면 이후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 향방과 향후 계획 등 연속성을 갖고 추진될 수 있을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선, 과학계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소추 인용 결정으로 조기 대선 모드로 전환됨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과학기술 정책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당분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추진하는 각종 과학기술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리거나 속도를 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민감국가 지정과 트럼프발 관세전쟁과 맞물려 정부가 미국과 적극 추진하려던 글로벌 R&D 협력에 상당한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윤 대통령의 파면과 조기 대선 체제로 전환되면서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해 오던 과학기술 정책이 추동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 당장 한국에 대한 미국의 25% 상호관세 부과 여파로 과학기술 최선도국인 미국과의 글로벌 연구협력은 앞으로 표류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미국의 민감국가 지정 역시 AI, 우주, 첨단바이오 등 미국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분야에서 양국 간 상호 호혜적인 과학기술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보다 실현 가능한 국제협력 정책으로 바꾸고, 기울어진 운동장 식의 글로벌 연구협력은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R&D 예산으로 전년대비 4000억원 가량 많은 2조2000억원으로 증액 편성했다. 글로벌 R&D 협력은 윤석열 대통령이 R&D 예산 삭감 이후 강조해 온 분야다.
글로벌 기술패권에 대응해 윤석열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12대 국가전략기술 정책도 난항이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R&D 구조조정을 위해 R&D 예산을 삭감하고, 기초연구 예산을 대폭 줄였다. 대신 기술안보·기술주권 확보 차원에서 AI·반도체, 양자, 첨단바이오, 우주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신진 연구자로 활동하고 있는 익명의 한 대학 교수는 "윤 정부 들어 R&D 예산 삭감 이후 개인기초연구 과제가 줄어 신진 연구자들의 연구 기회가 많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과학계에서 대통령 파면과 미국의 민감국가 지정, 관세 전쟁, 조기 대선 등 일련의 국내외 정치·경제적 혼란과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과학기술 정책의 연속성과 일관성이 훼손되는 것에 가장 큰 우려를 표명했다.
김성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부원장은 "과학기술 정책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고, 지속성과 혁신성을 갖고 움직일 수 있게 과학기술 정책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과학기술노조는 "대통령 파면을 계기로 과학기술 현장에 가해진 배제와 폭력을 걷어내고 연구현장 종사자가 안정적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