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손실 폭 5200억 육박
직전 3년 보험료 인하·손해율 치솟아
직전 3년 보험료 인하·손해율 치솟아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취급 12개사는 보험료 수입 감소와 손해율 상승 등으로 인해 지난 2020년(3799억원 적자)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나타냈다. 지난해 말 기준 97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이는 전년 동기(5539억원) 대비 5636억원 줄어든 수치다.
특히 자동차보험 점유율이 85%를 넘는 대형 손보사(삼성·DB·현대·KB)의 손실 폭이 5200억원에 달한 영향이 컸다. 지난 2021년 말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흑자 전환한 이후 대형사들의 이익 폭은 매년 늘었다. 중소형사(메리츠·한화·롯데·MG·흥국)와 비대면사(AXA·하나·캐롯)의 적자 지속에도 수익 악화를 방어한 것이다.
각 사별로 KB손해보험은 지난해 말 자동차보험에서 145억원 손실을 냈다. 1년 전보다 864억원 줄어들며 적자 전환했다. 현대해상의 손실 폭도 같은 기간 2019억원으로 컸지만 10억원 이익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은 지난해 말 각각 1033억원, 1291억원의 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각각 47%, 52% 감소했다.
지난해 중소형사 5곳과 비대면사 3곳은 각 1070억원 손실, 1216억원 손실을 내며 전년보다 적자 폭을 확대했다. 대형사 중심으로 과점 구조가 지속하는 가운데, 비대면 채널 확대에도 매출(원수보험료)은 줄고 손해율은 크게 상승한 영향이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매출액은 20조6641억원이었다. 보험 가입 대수 증가세가 둔화하고 보험료 인하 효과 누적 등으로 전년(21조484억원)보다 3843억원 줄었다. 지난해 보험 가입 대수는 전년보다 0.9%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1.6%포인트(p) 하락했다. 평균 자동차보험료는 지난 2022년 72만3434원에서 2023년 71만7380원, 지난해 69만1903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직전 3년간 보험료 인하에 따른 것이다. 평균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은 2022년 마이너스(-)1.2%, 2023년 -1.9%, 지난해 -2.5%였다. 올해 주요 보험사들은 추가로 평균 0.8% 내리면서 거둬들이는 보험료는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3.8%로 전년(80.7%)보다 3.1%p 치솟았다. 보험료 수입이 감소하고, 사고건수가 늘며 발생손해액이 4.3% 증가한 탓이다. 다만, 사업비율은 16.3%로 전년보다 0.1%p 줄며 소폭 개선했다. 대면 채널이 2%p가량 축소하며 대리점 수수료를 약 444억원 절감한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올해도 보험료 인하 누적 효과 등으로 자동차보험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손해율 안정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근 국토부와 공동 발표한 경상환자(상해등급 12~14급) 보상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안이 안착하도록 약관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약관 근거없이 경상환자에게 관행적으로 지급한 합의금(향후치료비)을 중상환자(상해등급 1~11급)만 지급하도록 바꾼다. 경상환자가 8주 초과의 장기 치료 시 입증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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