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신한·하나금융그룹이 미국의 상호 관세 조치로 경영상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유동성 지원책을 내놨다. 신한금융은 10조5000억원 규모로,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각 8조원, 6조원의 저금리 대출을 공급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관세 충격이 큰 수출입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밝혔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위해 총 10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신한은행은 기업 금리 우대 프로그램을 통해 6조4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3조원 규모의 특별 금리 인하 '하이 패스(Hi-pass)' 쿠폰도 지급한다. 소상공인 신규 대출 지원을 위한 신용보증재단 특별출연을 통해 5000억원을 지원하고, 수출기업 등 중소기업의 신규 대출 지원을 위해 신용보증기금 특별출연을 통해 6000억원도 지원할 계획이다.
KB금융은 주요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총 8조원 금리 우대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기로 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영업점 전결 금리 우대'를 기존 1조5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늘렸다. 국가 주력 전략산업을 하는 중소기업 등을 위한 '한시 특별 금리 우대'도 3조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했다.
KB금융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 총 230억원을 특별출연해 8400억원 규모의 보증서도 공급한다. 제조 및 수출업체 등에 대한 금융 지원도 강화한다. 담보력과 신용도가 취약한 혁신성장 및 수출기업 등에 대해 3년간 보증비율 100% 우대 협약보증서를 발급 받거나, 최대 1.5%포인트(p) 이내의 보증료를 지원받을 수 있다.
자동차 관련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신용보증기금과 업무협약을 통해 1500억원 규모의 저금리 동반성장 상생 대출을 신속히 공급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이날 오후 임종룡 회장 주재로 '상호 관세 피해 지원 태스크포스(TF)' 회의를 통해 관세 충격이 큰 수출입 기업을 최우선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아직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미정이다. 우리금융은 수출입 기업 등 상호 관세 충격이 큰 업종과 기업의 지원 대책을 수립하고, 환율 급변에 따른 외환수급 문제 점검과 디도스 공격 대비 등 IT 보안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 3일 하나은행을 통한 6조3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방안을 밝혔다. 하나은행은 기존 운영 중인 '주거래 우대 장기대출'의 한도를 3조원 증액하며 추가로 3조원 규모의 '금리 우대 대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별도 지원도 실시한다. 이들의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해 최대 1.9%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3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공급한다. 또 자동차 부품업체 대상으로 신용보증기금과 240억원 규모의 신규 보증협약을 이달 중 체결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약 100조원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집행할 방침이다. 이 프로그램은 40조원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채안펀드)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건설 관련 약 60조원 등으로 구성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권 점검 회의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성 공급 등 조치가 언제든 취해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며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국내외 경제·산업과 금융시장 불확실성 매우 높은 상황으로 다음 정부 출범까지 남은 2개월여간 우리 경제와 금융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임성원기자 sone@dt.co.kr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진옥동 신한금융·함영주 하나금융·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디지털타임스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