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세대 500만…전체 실손 중 가장 낮아
자부담 늘고 차등화 제도 '문턱'
자부담 늘고 차등화 제도 '문턱'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약 500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는 약 4000만명으로, 4세대 실손 가입 비중은 약 13%에 그쳤다. 이는 1년 전(10.5%)과 비교해 2.5%포인트(p) 소폭 늘어난 수준이지만, 전체 가입자 비중 중 가장 낮았다.
신규 가입자들이 크게 늘지 않고 특히 과거 실손 가입자들이 전환한 경우도 저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준 재가입 주기가 없는 1세대 및 초기 2세대의 비중은 44%대로 가장 크게 차지했다.
과거 가입자들은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도 자기부담률이 거의 없고, 현재 판매 중인 실손 대비 보장 범위도 넓게 적용받는다. 4세대와 비교해 보험료 부담은 늘었지만 비급여 진료 시 30%의 자기부담금이 발생하거나 보장이 줄었다는 점에서 갈아탈 유인이 적은 것이다.
4세대 실손은 지난 2021년 7월부터 판매하는 상품으로 과거 1~3세대와 비교해 보험료가 저렴하지만, 가입자 간 형평성에 맞춰 병원에서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을수록 부담이 크게 늘어나도록 했다. 평소 실손 보험금 청구가 적은 이들에게 갱신 시점에 동일한 보험료 부담을 지우지 않도록 설계했다. 실제 다수 가입자(65%)는 보험금 지급 없이 보험료만 납부하고, 상위 9%가 전체 보험금의 약 80%를 받는 실정이다.
4세대 실손 출시 후 지난 2023년 말까지 기존 가입자를 넘어오게 할 유인책을 제시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1~3세대 가입자가 4세대로 계약 전환 시 1년간 보험료 '반값 할인'을 진행한 후 세 차례 연장 시행했다. 4세대 출시 첫해인 2021년 말 가입 비중은 1.5%였다가 이후 2022년 말 5.8%, 2023년 말 10.5%를 기록했다. 하지만 1~3세대 가입자의 비중은 같은 기간 소폭 줄어드는데 그쳤다.
특히 지난해 7월 갱신 도래 시점부터 비급여 이용량에 따른 할인·할증 차등화 제도를 도입하면서 4세대 실손에 대한 과거 가입자 인식은 부정적이다. 갱신 시점에 직전 1년간 100만원 이상 비급여 보험금을 받으면 최대 4배 보험료가 할증될 수 있다. 반면 비급여 보험금을 수령한 적이 없다면 약 5% 할인 혜택을, 100만원 미만일 경우에는 기존 보험료 수준으로 유지된다.
4세대 실손 개혁 효과가 크지 않은 가운데, 올해 하반기 중 출시될 5세대 실손의 전환율이 높을지도 주목된다. 정부가 네 번째 실손(5세대) 개혁도 자율 전환으로 우선 방침을 세우면서 향후 내놓을 구체적인 인센티브(금전 보상 등) 방안이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향후 신규 실손에 대한 인센티브는 아직 검토 중으로 하반기 재매입 방안 발표 때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선 기존보다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과거 가입자들이 보험료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가격과 한시적 보험료 할인 혜택 등을 내세웠지만 기대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정부는 강제 전환을 위한 '약관변경(재가입) 조항' 관련 법 개정안을 보류하고, 대신 금전 보상 등 유인책을 통한 계약 재매입 방안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러나 5세대 상품이 중증 환자 대상으로 보장하면서 최대 50%의 보험료가 낮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추가 개혁 실효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초기 가입자 중 비중증일 경우 큰 혜택을 보지 못해 관심이 또 적을 수 있다. 4세대보다 비급여 보장 한도나 비급여 항목은 줄고 자기부담률은 50%로 크게 오른다. 모든 비급여 특약 1(중증)·2(비중증) 가입 시 할인 폭은 30%로 적용되고,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최대 4배 할증되는 차등화 방식도 유지된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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