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면역항암치료 방해하는 '핵심인자' 발굴
항암면역세포 조직 침윤 활성화, 치료 반응성 개선
항암면역세포 조직 침윤 활성화, 치료 반응성 개선
KAIST은 조광현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폐암세포의 면역회피능력을 결정하는 핵심 인자 'DDX54'를 처음으로 발굴하고, 이를 억제할 경우 면역세포 침투가 증가해 면역항암치료 효과가 크게 개선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8일 밝혔다.
면역항암제는 1세대 화학 항암제나 2세대 표적항암제와 달리 암세포나 암 관련 유전자를 직접 공격하지 않고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치료제로, 부작용과 내성이 적다.
하지만 실제 면역항암제에 반응하는 환자는 20% 미만에 달하는 등 반응률이 낮아 실제 치료 혜택을 받는 환자들은 극히 제한적이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기 위한 바이오마커로, '종양돌연변이부담(TMB)'이 주목받고 있다. 유전자 돌연변이가 많이 생긴 암일수록 면역항암치료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TMB가 높은데도 암세포의 강력한 면역회피로 인해 면역세포의 침윤이 억제된 폐암 환자를 선별했다. 이어 환자의 조직 전사체와 유전체 데이터로부터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를 추론·분석해 폐암세포가 면역회피능을 획득하도록 하는 핵심 조절인자 'DDX54'를 발굴했다.
연구팀은 이 핵심인자를 폐암 쥐 모델에서 억제한 뒤 면역항암치료 반응성을 조사한 결과, T세포와 자연살해(NK)세포 등 항암 면역세포의 조직 내 침윤이 많이 증가하고, 면역항암치료 반응성이 현저히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또 세포 수준에서 유전자 발현을 분석하는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을 통해 발굴된 핵심인자 억제 치료가 암을 억제하는 효과를 갖는 T세포와 기억 T세포(병원균을 기억하는 면역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반면 암세포 성장을 돕는 조절T세포와 탈진한 T세포(공격력이 떨어진 T세포)의 침윤을 억제했다.
발굴된 핵심인자를 억제하면 폐암세포의 신호 전달 경로가 활성화되지 않아 면역회피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 발현을 막는 동시에 암 발달을 촉진하는 순환 단핵구의 침윤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연구팀은 밝혀냈다.
이 기술은 교원창업기업 바이오리버트로 기술이전돼 면역항암치료제의 실제 동반치료제로 개발 중이며, 2028년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광현 교수는 "폐암세포가 면역회피능력을 획득하게 하는 핵심조절인자를 처음으로 찾아내 이를 제어함으로써 면역회피능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며 "면역항암치료제의 새로운 치료전략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지난 2일자)'에 실렸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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