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김동석 탄소중립대학원 교수팀이 이태경 경상대 교수팀과 함께 태양전지에 보호 필름을 입히는 고온 공정을 버틸 수 있는 내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상용 실리콘 전지보다 이론적으로 광전변환 효율이 높고, 비용이 저렴한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실험실 수준에서는 이미 27% 효율을 기록해 실리콘 전지를 넘어섰다. 하지만 내열성이 약해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다.
태양전지는 야외에서 장기간 작동하는 전지 특성상 수분과 산소로부터 보호하는 필름으로 감싸고 있는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110도까지 온도가 올라가면 견디지 못한다.
연구팀은 태양전지 정공수송층에 넣는 첨가제인 'tBP'를 에틸렌 카보네이트라는 물질로 대체해 내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들었다.tBP는 효율은 올리지만, 유리전이(정공수송층이 액체 상태에 가까워지는 현상) 온도를 80도 이하로 낮춰 전지가 고온을 견디지 못하게 한다.
연구팀은 tBP 대신 에틸렌 카보네이트를 넣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통해 25.56%의 광전변환 효율을 기록했다. 이는 tBP를 쓰지 않는 전지 중 세계 최고 수준 효율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한 보호 필름을 입히는 봉지 공정을 거친 전지를 85도, 85% 상대습도의 국제 표준 조건에서 실험한 결과, 1000시간 후에도 21.7%의 효율을 유지하는 내구성을 보였다. 이 전지는 100㎠ 면적의 모듈로 제작됐을 때 22.14%의 높은 효율을 기록했다.
김동석 UNIST 교수는 "높은 효율을 유지하면서도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태양전지 정공수송층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실용화를 위한 결정적인 진전을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친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에너지와 환경과학(지난 7일)'에 실렸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