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서울 중심에서 즐기는 퍼플티 한잔의 여유 `티퍼런스 티마카세`

입력: 2025-04-08 14:43 이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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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긴다' 라는 뜻의 일본어에서 유래한 '오마카세' 코스를 일식집이 아닌 차(茶)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퍼플티 브랜드 티퍼런스가 서울 종로구에서 운영중인 티퍼런스 서울에서는 퍼플티를 활용한 다양한 '티마카세'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 최초 퍼플티 전문 카페'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티퍼런스 서울에서는 일반적인 카페에서 즐길 수 있는 차가 아닌 퍼플티를 활용해 바리스타가 다양한 차 요리로 선보이고 있는데, 복잡한 서울 도심 속에서도 조용하고 여유롭게 바리스타가 만든 차 코스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색적이었다.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묘동 일대에 위치한 티퍼런스 서울에 방문해 티마카세 코스를 직접 체험해봤다.

티마카세 코스는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간격으로 8시까지 총 4가지 시간대에서 예약할 수 있다.

이날 방문 시간은 오후 8시로, 운이 좋게도 다른 손님들의 예약이 없어 단독으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었다. 좌석이 약 6석 정도 있기 때문에 시간대를 잘 맞추면 개별적으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퍼플 티마카세 인 포레스트'라는 신규 테마로 선보이는 이날 코스에는 유자 퍼플티 밀크티와 스콘·잼, 바닐라 코코 퍼플티 사과 칵테일, 퍼플티 오트 라떼, 포레스트 젤라또와 퍼플튀일, 시그니처 퍼플 티 주스 등 총 5가지 코스로 진행됐다.

요리학교 출신으로 이날 나온 모든 메뉴를 직접 개발했다는 김승재(26) 바리스타는 "퍼플티는 케냐 고산지대에서 자연스럽게 개량된 품종으로, 안토시아닌이 많이 검출되며 카페인은 적게 검출되는 것이 특징이다"라며 " 일반적인 녹차처럼 우려내면 떫은 맛이 많이 나기 때문에 블렌드(혼합)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티카마세 코스에 대해서는 "주로 연인 손님들이 많이 찾아주시고,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자녀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날 가장 먼저 나온 차 요리는 유자 퍼플티로 우려낸 밀트티였다. 밀크티는 직접 손님들 앞에서 손으로 저어주며 추출하는 과정을 거쳐 제공됐는데, 일반적인 밀크티와 다르게 차 향이 은은하게 감도는 맛이었다. 다만 엄청 뜨겁지 않은 미지근한 온도였다.

두번째 메뉴는 칵테일 메뉴였는데, 라즈베리와 석류가 섞인 얼음을 활용한 메뉴여서 차가운 차 요리였다. 사과향이 많이 나는 차 요리여서 사과주스를 마시는 느낌이었지만 일반적인 사과주스 대비 많이 달지 않았다.

다음으로 나온 포레스트 젤라또와 퍼플튀일은 메인요리라고 한다. 튀일은 밀가루, 설탕, 버터, 달걀 흰자 등을 섞어서 만든 프랑스식 과자를 뜻하는데, 튀일의 색깔 역시 퍼플티를 상징하는 보라색이었다. 젤라또는 바닐라 맛이었고 튀일은 바삭한 식감을 살려줬는데, 크게 맛은 강하지 않았다. 다만 먹다보니 끝 맛 역시 퍼플티 향이 느껴져, 모든 코스 과정에서 퍼플티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네번째는 퍼플티 오트 라떼, 마지막은 민트퍼플과 시그니처 퍼플티를 배합한 차가 나왔다.

이날 마신 차들은 첫번째를 제외하면 모두 차가운 차들이 나왔는데, 가을과 겨울에는 동계 코스, 봄과 여름에는 하계 코스로 운영되어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보통 차라고 하면 뜨거운 물로 우려낸 차를 생각하는데, 그런 차보다는 오히려 칵테일처럼 여러가지를 조합한 음료가 모든 코스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김 바리스타는 "티퍼런스 콘셉트가 '잠시 멈춤'이기 때문에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코스가 구성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티마카세 코스는 약 1시간 가량 소요됐는데, 차를 마시는 고객들 좌석 맞은편으로는 서울 도심의 풍경도 내려다볼 수 있게 되어 이색적이었다.김승재 바리스타는 티퍼런스 서울이 올해 4년차를 맞이했다고 설명하면서 "퍼플티는 차보다는 건강식품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티퍼런스 브랜드를 건강식품으로 알리고자 하는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