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8일 기존 3조6000억원이었던 유상증자 금액을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하자 주가가 급등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전일 대비 5만6000원(8.72%) 오른 69만8000원에 정규장을 마쳤다. 이날 오전 지난달 공시했던 유상증자 규모를 1조3000억원 줄이면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우리 주식시장에서 유상증자는 기존 주식 가치가 희석돼 악재로 작용한다.
주가가 70만원을 넘었던 지난달 20일 60만원대에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하루에만 10만원 가까이 주가가 떨어졌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한 지난 7일 또 한번 주가가 6만원 떨어졌다.
하지만 이날 3.27% 오른 66만3000원으로 출발한 주가가 한때 70만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지속했다. 방산주가 관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관세정책 발표 이후 하락했던 낙폭을 단숨에 회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뿐 아니라 LIG넥스원(4.81%), 현대로템(1.33%) 등이 동반 상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계획에서 줄어든 1조3000억원을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가 참여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방식이 확정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대주주인 한화에너지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할인 없이 참여하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이에 대해 한화에너지 대주주가 희생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기존 소액주주는 이득을 보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화그룹의 지분율이 상승하며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배당 확대 기대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3자배정 증자 물량에 보호예수 기간이 설정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는 점에서 기존 계획 대비 유통 주식 수 증가가 제한되는 효과도 있다"고 평가했다. 방산주와 함께 이날 HD현대중공업(6.72%), HJ중공업(11.11%), 한화오션(8.32%) 등 조선주도 큰 폭으로 올랐다.
방산업은 미국으로의 수출량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조선업은 한국과 미국 간의 협력 강화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미국의 고강도 관세 조치 영향권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아왔다.김남석기자 kn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