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재지정 된 이후, 규제를 받지 않은 인근 지역 아파트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중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가 가파른 집값 상승률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분당은 최근 1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을 위한 선도지구로 지정됐는데, 이러한 부분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8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아파트로 알려진 '양지1단지금호' 전용면적 84.9㎡는 지난달 12일 17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갱신했다. 약 5년 전 동일 면적이 11억8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5억9000만원이 뛴 셈이다.
1992년도에 건립된 이 단지는 분당신도시 내 대장 단지로 불린다. 수인분당선 수내역과 인접해 있으며, 분당중앙공원과도 가까워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단지 안에 초림초가 위치해 있어 젊은 부모세대 사이에서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로 꾸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분당 내 또 다른 대장아파트로 꼽히는 '파크뷰(주상복합)'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전용 84.99㎡가 지난달 10일 20억75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찍었다. 약 5년 전 동일 면적이 13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 대비 7억4500만원이나 급증한 것이다.
'백현마을5단지' 전용 84.98㎡는 작년 12월 30일 1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2022년 2월 19억8000만원 '최고가'를 찍은 이후 3년 간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다. 약 5년 전 동일 면적이 14억7000만원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4억8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봇들8단지휴먼시아' 전용 84.82㎡는 작년 8월이 가장 최근 거래인데, 20억9500만원 '최고가'를 갱신했다. 약 5년 전 14억7000만원에 팔린 것 대비 6억2500만원이 급증했다. '백현마을7단지' 전용 84.73㎡도 지난달 31일 19억6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5년 전 14억2500만원과 비교하면 5억3500만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한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전국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5주(31일 기준) 경기 성남 분당구와 수정구는 각각 0.24%, 0.27% 올랐다. 특히 수정구는 경기 과천(0.39%), 서울 송파구(0.2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거래량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경기도부동산포털'에 따르면, 분당구는 지난 1월 206건에 그쳤던 거래량이 2월에 422건으로 약 48.8%나 급증했다. 수정구 역시 △1월 35건 △2월 88건 △3월 115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3월 거래량은 아직 신고일이 남아 있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주거용부동산팀장은 "수도권 인기지역의 경우 우수한 입지적 조건과 개발 호재 등이 있는 데다 기준금리 인하와 공급 부족 영향으로 수요 유입이 이어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분당 신도시의 경우 강남과 인접해 있는 지리적 이점과 경기 남부권에서도 학군도 뛰어나 실수요가 탄탄한 지역"이라며 "선도지구 등 활발한 재건축 진행에 따른 기대심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