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50%, 국민여론조사 50%'
현 경선룰에서는 윤심 중요도↑
유력 후보 없어 본선 경쟁력 우려
'국민후보' '완전국민경선' 목소리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최근 '관저의 정치'에 나서면서, 조기 대선 국면에서 윤심(尹心)이 영향을 줄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윤심이 조기 대선에 영향을 주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국민후보 경선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만나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다음날엔 나경원 의원을 만나 "재판 결과가 좋지 않아 안타깝다"는 나 의원의 말에 "어려운 시기에 역할을 해줘서 고맙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윤 전 대통령이 관저에서 정치인들을 만나면서 대선과 관련한 언급을 하거나 지지층을 향해 당부를 한 것으로 알려진 부분은 없다. 하지만 조기 대선 과정에서 '윤심'이 작용한다면 곧바로 조기 대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매우 크다. 정치권이 윤 대통령의 관저 정치를 주목하는 이유다.
특히 국민의힘의 경우 당원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를 골자로 하는 현재의 경선룰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조기 대선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은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은 최근 "경선 룰을 고치는 게 실익이 없다고 본다"면서 현행 당헌·당규상 경선룰 적용을 염두에 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전통적인 강성 지지층과 윤 대통령 지지층임과 상당 부분 교집합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 대통령의 발언이 당심에 영향을 주고 그 당심이 그대로 조기 대선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나아가 국민의힘에는 대세론을 형성한 후보가 없다는 것도 윤심이 작용하기 좋은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10명의 후보가 난립하고 있지만 어떤 후보도 여론조사에서 30% 이상을 확보하는 유력후보로 거론되지는 않고 있다. 누구든 윤 전 대통령에게 언급만 된다면,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후보로는 본선 경쟁력이 모자라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에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국민후보론'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서 "보수도, 국민의힘도 궤멸의 위기"라면서 경선룰을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0%'로 고쳐서 치를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윤석열 전 대통령은 탄핵 선고 4일 차인 8일에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머물렀다. 서초동 사저가 공동주택이어서 경호계획 수립에 시간이 걸려 이번 주말쯤 퇴거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번 주 관저에서 퇴거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