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中에 부과된 관세 영향 공동연구
"관세로 미국 무역적자 줄이겠다는 목표 자체도 비합리적"
"관세로 미국 무역적자 줄이겠다는 목표 자체도 비합리적"
![[오늘의 DT인] "상호관세율 잘못 계산 성공할 수 없어… 관세 정책 완전히 폐기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2504/2025040902102163084001[1].jpg "[오늘의 DT인] \"상호관세율 잘못 계산 성공할 수 없어… 관세 정책 완전히 폐기해야\"")
브렌트 니먼 시카고대 경영대학원(MBA) 교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율 계산은 내 논문을 완전히 잘못 해석한 결과다. 상호관세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완전히 폐기돼야 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전쟁이 미국과 중국 간의 '끝장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시간 9일 오후 1시1분을 기해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에 들어갈 예정이다. 각 국의 막판 '트럼프 달래기' 속에 중국 시진핑 정부는 미국과 맞대결을 선언했다. 글로벌 '빅2'간의 전면전을 통해 글로벌 경제는 1930년대 대공황과 같은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브렌트 니먼(사진) 시카고대 경영대학원(MBA) 교수가 7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잘못된 목표와 방식에 근거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니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율 산정의 근거로 제시한 논문의 저자다. 그가 자신의 연구가 잘못 해석됐다며 정면 반박에 나선 것이다.
니먼 교수는 알베르토 카바요 하버드대 교수 등과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8년부터 2019년 사이에 중국에 부과된 관세의 영향을 공동 연구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는 재무부 차관보 직무 대행을 맡았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일 니먼 교수 등의 논문이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57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 계산의 근거로 사용됐다고 밝힌 바 있다. 주요 무역상대 57개국에 최대 50%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외 국가로부터의 수입품에는 일괄 10% 관세가 부과돼 총 100개국 이상이 이날 발표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해 니먼 교수는 "완전히 잘못된 해석"이라며 "중국에 부과한 관세가 미국 수입업자들에 미치는 영향을 뜻하는 수입수요 가격탄력성이 0.95에 가깝다는 것이 논문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중국에 20%의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의 수입업자의 부담이 19% 증가할 정도로 가격탄력성이 비례적으로 반응한다는 의미였다는 것이다.
USTR은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관세율을 책정하며 관세에 대한 수입 가격탄력성을 0.25로 설정했다고 했다.
관세율을 올려도 무역 상대국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일 뿐, 미국 수입업자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본 셈이다.
그러나 니먼 교수는 자신의 공동연구에서 나온 0.95라는 수치를 사용해 계산했다면 관세율이 최대 4분의 1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는 니먼 교수 논문 내용에 따라 각국에 대한 관세율을 계산한 결과 가장 높은 상호관세율인 50%을 적용받은 남아프리카의 소국 레소토의 관세율은 13.2%로 감소할 것으로 봤다. 한국의 상호관세율은 기존 25%에서 10%로 줄어든다.
니먼 교수는 관세로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목표 자체도 비합리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스리랑카는 미국에 의류를, 미국은 스리랑카에 의약품과 가스터빈을 수출한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 같은 거래는 자원과 비교우위, 개발 수준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일 뿐"이라며 "이 거래에서 적자가 난다고 해도 불공정 경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난 이발사에게 만성적인 적자가 있다. 이발사는 나에게서 아무것도 사지 않기 때문"이라는 노벨 경제학자 수상자 로버트 솔로 전 하버드대 교수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국가 간 무역 불균형은 보호무역과 관련 없는 이유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의 '막가파식' 관세전쟁의 전 세계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2인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까지 상호 관세 부과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는 '귀를 닫은 채' 그만의 '마이웨이'를 외치며 전 세계를 패닉으로 몰아 넣고 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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