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9일 당대표직에서 사퇴하고 대선 출마 준비에 속도가 붙으면서 이 대표보다 먼저 경선 출마 선언에 나선 비명(비이재명)계 주자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당내 '적통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이 과거로 돌아갈 것이냐, 미래로 나아갈 것이냐를 결정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정권교체만으로는 안 된다. 정권교체, 그 이상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출신인 김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출마 선언 전 통화했다"며 "'최선을 다하라',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중심에 섰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김 지사보다 이틀 앞선 지난 7일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뒤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
김 전 지사는 문 전 대통령을 만나 2003년 참여정부에서 시행한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지방분권특별법,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등 자치분권 활동과 국가 균형 발전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김 전 지사 측은 전했다. 문 전 대통령도 "여전히 수도권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발전 전략 때문에 지방이 소외되는 점을 대선 후보로서 좀 잘 챙겼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건넨 것으로 김 전 의원 측이 전했다.
이렇듯 비명계 주자들이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것은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친문계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 역시 여의도에 캠프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대선 준비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동안 대표적인 비명계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혔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날 민주당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