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9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에 대해 "보복관세로 강경 대응하는 나라도 있지만, 한미동맹을 안보동맹이자 경제동맹으로 격상시켜 나가는 것이 보다 슬기로운 해법"이라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앞으로 길고 어려운 협상이 남아있다.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게임 이론에서도 개별 플레이어들이 이기적인 선택을 반복하면 당장은 이익을 볼 것 같지만 결국은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문제를 풀어가는 최선의 방식은 차분하게 상대방과 소통하면서 서로의 이익을 모두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을 끈질기게 찾아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자유무역이 죽었다'고 말씀하는 분도 계시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어떻게 그렇게 낙관하느냐고 묻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분들에게 저는 '낙관의 힘' 없이 어떤 문제를 풀 수 있겠느냐고 되묻고 싶다"고 적었다.
한 대행은 자신의 낙관론에 대해 "CNN 인터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가 겹쳐 집무실에서 간부들과 김밥을 먹으며 우리측 논점을 점검하고 준비했는데 다행히 인터뷰도, 정상 통화도 상대국 반응이 좋다"며 근거를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9일 (현지시각) 동맹국, 적성국을 가리지 않고 57개 나라에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상호관세를 강행했다. 특히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는 상호관세, 추가관세 등과 기존에 부과한 관세 등이 모두 합산돼 104%로 올라 세계 경제가 한차례 출렁일 전망이다.
앞서 한 대행은 전날 오후 4시부터 CNN과 인터뷰한 데 이어 오후 9시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약 30분간 통화했다. 총리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는 전반부는 순차 통역으로 진행됐으나, 후반부는 통역 없이 영어로 이뤄졌다고 전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