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이 4000억원 늘며 전달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신학기 이사 수요 등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안정화한 영향이다. 특히 제2금융권은 가계대출이 1조원 가량 줄었다.
금융당국은 4월이 가계대출 진정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중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4000억원 증가해, 전월(+4조2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됐다.
금융위는 "지난 2월 신학기 이사 수요로 급증한 주담대가 둔화한데 더해 분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에 따른 대출 잔액 감소 효과가 더해지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상당폭 안정화한 모습을 보였다"며 "디딤돌·버팀목 정책대출은 은행 재원 외에 기금 직접 대출분까지 고려하면 증가세가 점차 축소해 실수요자 중심의 자금 공급을 위한 정부의 관리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45조원으로 전달 대비 1조4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지난 2월 3조2000억원 증가한 것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폭이 축소됐다.
주담대 잔액은 909조9000억원으로 전달보다 2조2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폭도 지난 2월 3조4000억원 늘어난 것보다 축소됐다. 지난해 말과 연초 주택거래 둔화, 신학기 이사수요 해소 등 영향이다.
전세자금대출도 지난 1월 4000억원 증가에서 2월 1조2000억원 늘어났다가 지난달 7000억원 늘어 증가 폭이 줄어들었다. 기타대출은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적 요인으로 2월 2000억원 감소에서 지난달 9000억원 줄어들며 감소 폭이 확대됐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9000억원에서 마이너스(-)1조원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상호금융권은 지난달 3000억원 늘며 전월(+8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했다. 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2000억원 줄며 전월(-300억원) 대비 감소 폭이 확대했다. 여전사는 지난달 -9000억원으로 전월(+3000억원) 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보험업권은 -1000억원 감소로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대출 상품별로 보면 전금융권 주담대는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은행권(+2조2000억원)과 제2금융권(+1조1000억원) 주담대는 모두 전월 대비 증가 폭이 축소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3조원으로 전월(-7000억원) 대비 감소 폭이 확대했다. 신용대출이 -1조2000억원으로 전월(+1000억원) 대비 감소 폭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3월 부동산 규제 재시행 이전 활발하게 이뤄진 주택 거래는 다소 시차를 두고 가계부채 통계에 반영되는 만큼, 4월 이후가 향후 가계대출 관리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으로의 풍선효과가 나타나는지를 면밀히 살펴보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