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협상 선호… 中은 맞불
자존심 대결 '치킨 게임' 양상
중국 위안화 절하로 긴급대응
논객 "마지막 누가 웃는지 보자"
자존심 대결 '치킨 게임' 양상
중국 위안화 절하로 긴급대응
논객 "마지막 누가 웃는지 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9일 0시1분(미국 동부시간) 발효됐다. 대다수 국가들이 협상을 통한 피해 최소화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만큼은 보복관세로 대응해 미·중이 정면충돌 양상이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미국으로 유입되는 펜타닐 마약의 원 출처가 중국이라고 지목하면서 10%의 관세를 물게 됐고 지난 3일 10%의 보편관세까지 합쳐 이미 20%의 관세를 물고 있다. 여기에 상호관세 34%까지 더해지면서 54%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
그러나 이게 전부가 아니다. 미국의 34% 상호관세에 대응해 중국이 10일(정오 12시 1분)부터 34%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50%의 세율을 추가해 중국에 대해 104%의 관세를 부과했다.
워싱턴DC 백악관 레빗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보복 조치를 하는 것은 중국의 실수"라면서 "미국은 맞으면 더 세게 맞받아친다. 그것이 (중국에 대한) 104%의 관세가 시행되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중국이 (미국과) 협상하길 원한다고 믿는다. 그들은 어떻게 그것을 시작하는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중국이 협상을 위해 연락할 경우 대통령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관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중국이 보복관세 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었다. 그러나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50% 추가 관세 위협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협상을 거부했다.
중국은 관영매체를 동원해 끝까지 미국과 맞서 싸울 것이라는 입장도 거듭 밝히고 있다. 중국 관영 CCTV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은 9일 "협상의 문은 닫지 않았으나 (대화는) 결코 이 같은 방식이 아니다"며 "중국은 세계 최대 무역국가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물러서지 않으며 스스로 다자간 무역체제를 유지하려는 확고한 결의를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대표적 관변논객인 환구시보 전 편집장 후시진도 이날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 글을 올려 "트럼프 행정부가 마치 자신을 전 세계의 '중앙정부'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며 "세계 모든 국가로부터 세금을 징수하고 전 세계가 미국의 재정을 지원하도록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후시진은 또 "중국은 트럼프 관세에 대응할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가지고 있다"며 "시간이 갈수록 중국의 강점이 확연히 드러나고 중국의 회복력이 결코 미국과 비교할 수 없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과연 누가 웃는지 보자"고도 했다.
한편 중국은 고율 관세에 대한 긴급 대응으로 위안화 절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9일 현재 중국 위안화 가치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달러·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4% 올린(위안화 가치 하락) 7.2066위안으로 고시했다. 미·중 관세전쟁 고조로 위안화가 5거래일 연속 절하 행진을 이어가며 약 1년 반 만에 '심리적 마지노선'인 7.2위안대도 뚫린 것이다.
시장은 중국이 미국 관세 충격에 맞서 위안화의 점진적 절하를 용인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위안화 절하에 대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의 관세 효과를 상쇄하려고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면 중국의 대미 수출품 가격을 그만큼 낮출 수 있어 트럼프 관세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미·중이 1차 무역전쟁을 벌였던 2018~2019년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11.5% 떨어뜨려 관세 인상의 3분의 2를 상쇄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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