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1위 달리고 있지만 비호감도 1위
2022년 당시 높은 비호감도 여전히 존재
국민의힘 변신반명 신DJP연합 가능성
'어대명', 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이라고 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고도 한다. 지금 정치 지형상으로는 어대명이 맞다.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대선 출마가 공식화됐다. 이제 남은 기간은 55일. 이대로 시간만 흘러가면 '이재명 대통령'이 탄생할까? 이 전 대표 본인은 물론이고, 민주당 정치인들, 그 지지자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 듯 하다.
하지만 정치는 생물이다. 남은 시간은 짧게 보이기도 하지만, 변화무쌍한 일이 생기기에 충분한 시간이기도 하다.
△김빠진 경선과 높은 비호감도=이 전 대표는 지난 2022년 대선에서도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라는 평가 속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0.73%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 이 전 대표에게 표를 던진 47.83%의 유권자들도 이 전 대표가 좋아서 찍은 것만은 아니다.
여론조사 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MBC '손석희의 질문들'의 의뢰로 지난 5~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온라인 웹 조사 형태, 응답률 13.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2.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적합하지 않은 정치인'에서도 37%를 기록해 김문수 전 노동부장관(12%), 홍준표 대구시장(1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9%)를 압도했다. 이 전 대표의 호감도는 30%에 불과했다.
7일 JTBC가 지난 5~6일 메타보이스에 맡겨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전화면접, 무선 100% 휴대전화 가상번호 이용, 표본오차 ±3.1%p 95% 신뢰수준, 응답률16.5%)도 비슷하다. 이 전대표는 33%의 호감도로 1위를 기록했지만 비호감도에서도 36%를 기록했다.
곧 있을 경선도 사실상 '추대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전 총리와 박용진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김두관 전 의원,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출마할 예정이지만 득표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돼 이 전 대표의 압도적 승리가 예상된다.
△끝나지 않은 사법리스크=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의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받은 재판 1심에서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정치 생명에 위기가 찾아왔지만 지난 3월 26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일단 한숨 돌린 상태다. 하지만 사법리스크는 현재진행형이다. 대장동·위례동·백현동·성남FC 사건, 위증교사 사건, 대북송금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 등이 남아 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재판이 중지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4월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 접촉률 43.9%, 응답률 13.7%) 이 전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에 대해 '잘된 판결'(40%)보다 '잘못된 판결'(46%)이라는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8일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8명으로 대상으로 '대통령 당선 전 진행 중인 재판의 계속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당선되면 재판을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은 36%, 당선되더라도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는 응답은 57%에 달했다.
△반이재명 신DJP연합과 국민후보론=국민의힘도 경선이 시작됐다. 김문수 전 노동부장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 이철우 경북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이정현 전 의원 등이 줄줄이 출사표를 내고 있다. 다만 당 안팍에서는 이들 후보로는 본선에서 필패가 뻔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국민후보론'이 등장하고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는 9일 상임고문단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고문단은 "이재명 민주당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국민 후보를 반드시 선출해야 한다", "100% 국민경선을 통해 '반(反)이재명 빅텐트'를 쳐야 한다", "당내·외의 신망 있는 인사들을 경선에 많이 참여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호남후보론'도 제기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설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발상이다.
더 나아가 1997년 정체성의 차이를 극복하고 이뤄낸 김대중·김종필의 'DJP연합'에 필적하는 '신DJP연합론'도 나오고 있다. 이 구상은 호남 출신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국민의힘 바깥에 있는 세력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이다. 반이재명,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과도정부 수립, 2028년 대선·총선 동시실시를 공통 키워드로 하고 있다.권순욱기자 kwonsw87@dt.co.kr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권 도전을 위해 당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