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이미지 출시 일주일 만에 7억장 생성
AI 이미지 1000장당 스마트폰 30회 완충 전기 소모
“AI 한 번 호출에 물 500mL …생태계에 압박”
오픈AI의 챗GPT로 실사 사진을 '지브리 풍' 이미지로 바꾸는 기능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소셜미디어(SNS)를 도배하고 있다. 하지만 과열된 열풍 뒤에는 환경 부담이라는 문제가 뒤따른다. 단순한 재미로 만든 이미지 한 장이 예상치 못한 환경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챗GPT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509만명으로, 앱 출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불과 한 달 전보다 120만명 넘게 늘어났고, 1년 전에 비해선 5배 이상 증가했다.
이용자 급증에는 지난달 오픈AI가 GPT-4o 모델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업데이트한 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단순 텍스트에 그쳤던 이전과 달리 사진을 올리거나 설명만 입력해도 일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를 비롯해 디즈니, 심슨 등 다양한 화풍의 이미지가 즉시 생성된다. 이는 AI를 처음 접하는 일반 이용자도 끌어모으는 계기로 작용했다.
특히 오픈AI가 이 기능을 무료 계정에도 하루 3장까지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접근 장벽도 낮아졌다. 나만의 캐릭터를 AI가 원하는 애니메이션처럼 그려주는 신기함에 이용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열기는 뜨겁다. 브래드 라이트캡 오픈AI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주 X(옛 트위터)에 "새 이미지 생성 기능을 사용하는 인원이 이미 1억3000만명을 넘어섰고, 이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7억장을 돌파했다"며 "폭주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팀이 24시간 내내 대응 중"이라 밝혔다.
하지만 그 이면엔 막대한 컴퓨팅자원이 요구되는 생성형AI 특성상 전력과 물 사용량 증가라는 환경적 부담이 뒤따르고 있다.
미국 카네기멜런대와 허깅페이스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생성형AI로 이미지 1000장을 만드는 데 평균 2.9킬로와트시(kwh)의 전기가 소모된다. 이는 스마트폰 한 대를 약 30회 완전 충전하는 데 드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일주일간 이미지 7억장을 만드는 데 들어간 전력을 단순 환산하면 미국 기준 6만7000가구(1가구 당 평균 30kwh 사용)가 하루에 쓰는 양에 해당한다.
이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미지 변환 기능의 폭발적인 이용으로 서버에 부하가 걸리고 있다. GPU가 녹고 있다"며 "제발 이미지 생성을 자제해달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연산량 급증으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열도 많이 발생하고,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성능 GPU를 식히려면 대량의 냉각수도 필요해진다. MIT가 지난 2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학습·배포·추론하는 전체 과정에서 소비되는 물은 미국 내 일부 도시의 연간 생활용수 사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AI 한 번 호출 시 평균적으로 물 500㎖ 이상이 쓰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의 무분별한 확산이 아니라 '책임 있는 사용'을 위한 기준과 사회적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엘사 올리베티 MIT 교수는 "AI를 운용하는 데이터센터는 냉각수로 연간 수천만 리터의 물을 소비하게 된다. 이는 생태계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며 "AI 사용자는 자신이 누르는 버튼 하나가 얼마나 많은 자원을 소모하는지 인식할 필요가 있다. 효율성만이 아닌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기술을 평가해야 한다"고 짚었다.
테크 칼럼니스트 아티프 후세인 또한 "지브리 풍 이미지 생성을 위한 클릭 한 번이 결국 물과 전기 소모, 탄소 배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사용자들도 인식해야 한다. 즐거움은 짧지만 그 과정에서 GPU는 열을 내뿜고 냉각수는 증발해 전력망엔 부담이 가중된다"며 "생성형AI가 가져오는 편리함만 소비하지 말고 그 기술이 작동하는 방식과 환경적 비용에도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