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소속 국힘 의원 간담회
은행장과 소상공인 지원 논의
금리우대·컨설팅 등 의견 공유
은행장과 소상공인 지원 논의
금리우대·컨설팅 등 의견 공유
은행장들을 향한 정치권 호출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 1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이 9일 은행장들을 만나 '소상공인 지원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대선국면에 접어들면서 은행들을 향한 정치권의 상생금융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금융권은 좌불안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과 5대 은행장(이환주 KB국민·정상혁 신한·이호성 하나·정진완 우리·강태영 NH농협), 백종일 전북은행장,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이사 등을 만나 '국민의힘-은행권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은행권이 추진 중인 소상공인 지원 방안에 대한 현안 보고를 받았다. 은행들은 3년간 총 2조1000억원 규모가 투입되는 상생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금리우대, 채무조정, 금융 컨설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후 은행권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에 대해 의견을 공유했다.
은행들은 맞춤형 소상공인 지원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은행권은 청년고용연계자금 확대 편성과 국제결제은행(BIS) 자본 규제 완화, 금융사고 공시 과정서 실제 손실과 추정치 구분 적용, 가상자산 거래소 연계 은행 확대 등을 건의했다.
은행장들은 관세 피해 수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적극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업 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낮춰달라고 제안했다. 가상화폐 거래소와 협업이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이외에도 금융사고 관련 손실이 난 부분과 추정치를 구분해 공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주문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은행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미국 모델처럼 금융 강국으로 가야만 대한민국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며 "규제가 있으면 완화 정도가 아니라 파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소상공인의 금융부담을 경감하고자 맞춤형 소상공인 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해 4월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피해 우려 산업 기업에 대해 자금지원이 적시에 이뤄지도록 금융당국과 협의 중"이라며 "최근 산불 피해를 겪은 피해주민에 대해선 대출금리 감면, 만기연장, 긴급생활안정자금 지원 등 대책을 내놓았다"고 답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1월 20일 은행연합회를 찾아 6대 은행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은행장들이 올해만 두번 정치권으로부터 '콜'(소집)을 당한 것이다. 물론 이례적이다.
금융권은 정치권의 잦은 발걸음이 '이자 장사에 몰두한다'고 비판 받고 있는 은행들에 대한 정치권 상생 압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간담회가 모두 상생금융 확대를 논의하는 자리로 계획되자, 은행들은 상생지원액 규모를 놓고 서로 눈치작전까지 벌이고 있다.
액수도 경쟁적으로 높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주 6조원 규모의 중소·소상공인 지원 패키지를 가장 먼저 내놓았다. 그러자 KB금융이 지난 7일 오전 8조원을 제시했고, 같은 날 오후 신한금융은 이보다 2조5000억원 늘어난 10조5000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하루 뒤인 8일 우리금융은 10조20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내놨다. 4대금융이 나서자 다른 금융사들도 상생지원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려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옥죄기는 대선을 넘어 정권이 바뀌더라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금융회사에 정치 리스크의 계절이 본격 찾아왔다"고 말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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