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양호연의 보딩패스'는 유용한 항공·여행 정보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쏠쏠한 항공 정보와 여행 꿀팁은 물론 업계 동향까지 다양한 소식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최대주주로 올라선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열린 티웨이항공 정기주주총회에서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 등의 이사회 진출도 무산됐죠. 이에 따라 대명소노는 내달 임시 주총을 열고 또다시 이사회 진출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일각에선 공정위 심사 결과가 내달 말까지 나올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예상보다 과정이 길어질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공정위는 지난달 초부터 양사의 기업결합을 심사 중입니다. 통상 항공사 인수 합병 등의 과정은 무척 복잡하고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일반 기업 간의 M&A와 달리 산업 특성상 공공성, 안전성, 국가 간 협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우선 항공사 간 인수 또는 합병이 추진될 경우 가장 먼저 이뤄지는 단계는 양측 경영진 간의 비공식적인 논의입니다. 이 단계에선 서로의 경영 상황, 노선 운영, 재무 상태 등을 폭넓게 검토하며, 인수 또는 합병이 실질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이 이뤄집니다. 이어 본격적인 실사 과정이 시작되는데, 이 과정에선 법률, 재무, 세무, 운영 등 다방면에 걸친 정밀한 조사와 분석이 수행됩니다. 이 실사 결과는 계약 조건 협상의 핵심 자료로 사용됩니다.
실사와 협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양사는 인수 계약 또는 합병 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이 계약에는 인수 가격, 고용 승계, 노선 운영 방향, 브랜드 통합 여부 등 향후 진행될 구조조정과 통합 전략이 구체적으로 담기게 됩니다. 하지만 계약이 체결됐다고 해서 바로 인수가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시점부터 본격적인 정부 당국의 심사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공정위는 해당 인수·합병이 항공시장 내 경쟁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항공사 수가 제한적인 시장에선 독점 체제 등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어 매우 신중한 심사가 이뤄집니다. 항공 노선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공공재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소비자 권익 보호 측면과 안전성 부문도 고려됩니다. 항공산업은 높은 수준의 안전 기준과 운항 신뢰성을 요구하는 산업입니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정비 체계의 일시적 불안정, 인력 부족, 조직 내 혼선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는 결국 항공 안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국토부는 안전 확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요구하게 됩니다.
모든 승인 절차가 완료되고, 이해관계자와의 조율이 끝나면 법적으로 인수·합병이 승인되며 이후 브랜드 변경과 항공기 및 시스템 통합, 노선 조정, 조직 재편 등의 후속 절차가 단계적으로 진행됩니다. 이 단계는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진행될 수 있으며 각 단계마다 안정성과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언급됩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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