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앞서 시행한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했다. 향후 90일간 10%의 보편관세만 부과되는 상황에서 협상 여지를 열어두자 뉴욕증시부터 급등했다.
나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12.16% 급등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S&P500 지수도 각각 7.87%, 9.52% 상승 마감했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의 투심도 덩달아 개선됐다. 지난주 관세부과 발표 이후 8% 이상 하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이날 반등으로 낙폭을 대부분 되돌리게 됐다.
외국인 투자자도 '컴백'했다. 지난달 28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팔아치우던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3249억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선물 시장에서도 1만5958계약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오전부터 몰린 매수세에 지난해 8월 6일 이후 8개월여 만에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동시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코스피 또는 코스닥의 선물가격이 전 거래일 종가 대비 각각 5%, 6% 이상 급등하거나 급락한 채 1분 이상 지속될 때 주식시장의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중단시키는 제도다. 이날 코스피200 선물은 5.76%, 코스닥150 선물은 6.08% 오른 시점에 사이드카가 각각 발동됐다.
이날 코스피 상장종목 962개 종목 가운데 877개 종목의 주가가 상승 마감했다. 하락 종목은 대상홀딩스, 형지엘리트 등 47개 종목에 불과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 나스닥지수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급등으로 코스피 반도체 종목 투심도 개선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각각 6.42%, 11.03% 급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도 11% 이상 상승했고, LG화학(10.81%), SK이노베이션(10.25%) 등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이날 반등에도 불구하고 상호관세 발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만큼, 향후 협상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지수들이 일제히 반등하고 있으나 여전히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 이전 수준은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협상 과정에서 나오는 노이즈에 따라 상·하방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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