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의 수주잔고 비율(수주잔고를 전년도 매출로 나눈 값)이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1위를 차지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롯데건설의 수주잔고는 42조888억원으로 집계됐다. 10대 건설사 중 네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수주잔고 비율은 535.3%로 1위를 차지했다. 약 5.4년 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10대 건설사 중 절반의 수주잔고가 지난해 대비 감소한 점, 수주잔고 총액이 384조원에 그쳤던 점 등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 분석 결과, 올해 2월 건설업계 수주잔고 지수는 67.9로, 지난해 4월(66.1) 이후 약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 아래면 현재의 수주잔고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건설사가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롯데건설은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이뤘다. 부채총계는 전년 6조2157억원 대비 5조5925억원으로 약 10% 감소했다. 부채비율 역시 235.3%에서 196.0%로 낮아졌다. 통상적으로 건설사 부채비율이 200% 이하일 경우 양호한 것으로 평가한다.
우발채무 규모는 2022년 말 6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3초6000억원 규모로 축소됐다. 효율적인 사업 관리 및 현금흐름 중심의 경영을 기반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한 결과로 분석된다. 올 연말까지 추가로 1조원을 줄여 2조7000억원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다.
롯데건설은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도 준수한 성적표를 내고 있으며, '2조 클럽'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1월 3522억원 규모의 신용산북측 제1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이달 GS건설과 컨소시엄으로 4257억원 규모의 상계5구역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7017억원 규모의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 그리고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으로 수원 구운1구역 재개발까지 따내면서 총 1조8094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수주 실적인 1조9571억원의 약 92%를 달성한 것이다.
롯데건설은 올해 서울 내 주요 정비사업장인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송파구 가락1차현대아파트 재건축 수주를 추가로 노리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수주단계부터 분양까지 고려해 사업성이 우수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선별적 수주'를 진행 중"이라며 "아파트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건설업계 빅3를 목표로, 우수 사업장을 지속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