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가 한국의 망 이용대가 산정을 '디지털 규제 장벽'으로 규정하면서 글로벌 빅테크 플랫폼의 '망 무임승차' 논란이 재점화했다.
국내에서는 합리적인 망 이용대가를 산정하려면 플랫폼 이용자 편익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받고 있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소통학회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정책토론회에서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글로벌 빅테크 플랫폼의 망 이용대가 전가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변상규 호서대학교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콘텐츠 제공자(CP)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 간의 상호 기여효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반영한 요금 산정이 필수적"이라며 "기업의 비용이나 매출에만 의존하는 기존 방식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기 마련이므로, 이용자가 실제로 누리는 효용과 편익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변 교수는 유튜브와 유무선 인터넷을 이용하는 전국 718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통신사는 유튜브 이용자에게 월간 8073원의 편익을 제공하고, 유튜브는 이동통신 이용자에게 월간 2412원의 편익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변 교수는 또 "망 이용료와는 별개로, 망 중립성이 지금까지 인터넷 생태계를 견인해왔지만 트래픽 폭증과 사업 정체기의 도래로 그 유효성이 검증되어야 하는 시점"이라며, "법정 소송이나 단발적 행정 조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CT 플랫폼 이용자 보호 방안을 발표한 김명수 강원대학교 교수는 "디지털 플랫폼의 요금 인상은 단순한 수익성 확보 목적이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누리는 편익을 근본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며 "국내 이용자 피해 해소를 위해서는 이용자 보호와 공정 경쟁 기반의 요금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대형 플랫폼들이 지배력을 남용하지 않도록 소비자 편익 내재화를 통해 부담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정책 개선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공지능 시대 대형 플랫폼의 이용자 피해 유발과 국내 산업 무임승차, 위기와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참여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