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이 최근 유통채널 다변화를 통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매출 반등을 노리고 있다. 다이소, 편의점, 온라인 등으로 판로 개척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국내 건기식 시장이 위축되며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건기식 시장 성장률은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440억원으로 2020년 5조1750억원 대비 16% 증가했다. 하지만 시장 성장률은 2020년 5.8%, 2021년 10%에서 2022년 8.1%에서 2023년 -0.1%, 2024년 -1.6%로 2년 연속 하락했다. 건기식 판매는 급증하고 있지만 비제약업체들도 시장 진출이 늘어나고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게 제약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실제 종근당그룹의 건기식 계열사 종근당건강의 지난해 매출은 5154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억9111만원에 그쳤다. 종근당건강은 대표 브랜드 락토핏과 함께 아임비타, 프로메가 알티지 오메가3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해왔지만 지난해 적자(당기순손실) 전환했다.
매출 증가에도 적자전환한 이유는 판관비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유통채널을 담당하는 홈쇼핑 등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은 되레 감소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이런 이유에서 보령컨슈머헬스케어, 유한양행생활건강, JW생활건강, 유유헬스케어, 휴온스푸디언스, 안국건강 등 제약업계 건기식 자회사들의 수익성은 떨어졌다. 보령컨슈머헬스케어의 지난해 784억1968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49% 감소한 12억1349만원을 기록했다.
안국건강은 2023년 판관비가 34억원(17%)증가하며 1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도 적자규모가 커졌다. 유한건강생활과 JW생활건강도 2년 연속 매출 감소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휴온스푸디언스도 지난해 매출 480억으로 전년 대비 9.21% 증가했지만 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건기식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제약사들은 다이소와 편의점 등 새로운 판로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이소는 지난 2월부터 종근당건강과 대웅제약 건기식을 3000~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 GS25와 CU도 기존 식품류에서 건기식으로 상품 카테고리를 늘리고 있으며, 관련 온라인몰에서도 판매를 시작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최근 편의점 CU에 건강식품 '비타그란' 4종과 '아일로 카무트 효소' 1종 판매에 나섰다. 종근당건강도 이커머스 업체 G마켓과 지난 2월 업무제휴협약(JBP)을 체결하며 판매채널을 늘렸다.
일양약품은 다이소에 건기식을 판매했지만 닷새 만에 돌연 납품한 초도 물량만 소진하고 추가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일양약품의 다이소 건기식 판매 철수 과정에서 대한약사회의 압박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유통 채널 비중을 높이면 입소문은 나지만, 수수료 등으로 판관비 금액이 커진다"면서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넓히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건기식은 특정 건강 이슈에 따라 시장 트랜드가 빠르게 변화한다"면서 "시장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고객 수요를 확인하기 위해 홈쇼핑을 활용해 소량 판매한 후 이후에는 라인업을 확장해 집중 판매하는 전략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