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90%'가 AI스타트업 지원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디지털금융'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의 핀테크 규제완화 기조에 맞춰 인공지능(AI)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가 하면, 핀테크 기업들의 해외진출 방안도 함께 모색한다. AI를 활용한 다양한 플랫폼 개발을 통해 디지털금융 전환에 앞장설 계획이다.
정부도 금융지주가 핀테크 기업 주식을 최대 15%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예정이다. 현재 금융지주는 자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의 주식은 5% 이내만 소유할 수 있다. 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핀테크 기업은 다른 회사를 소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지난해까지 발굴·육성한 핀테크 스타트업은 총 1345개(6073억원) 중 90%인 1210개(5466억원)다. 대부분 AI와 관련된 기술 기업이다.
AI 활용 사업을 늘리기 위해 국민은행은 기존 금융AI센터를 1, 2센터로 확대 개편하고 각 센터장에 LG와 엔씨소프트 출신 인사를 선임했다. 신한은행은 플랫폼 사업을 총괄하는 '디지털이노베이션(영업추진4)그룹'을 신설했고 하나은행은 기존 AI·디지털그룹을 '디지털혁신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우리은행은 WON뱅킹사업부와 마이데이터 플랫폼부, 인증사업플랫폼부 등 3개 부서를 집중 배치해 WON뱅킹사업본부의 편제를 강화했다. 농협금융지주는 그룹의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주도했던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을 농협은행장으로 선임했다. 특히 농협은행은 AI 활성화에 따른 윤리적 문제에 가장 철저히 대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농협은행은 금융당국의 규제에 앞서 AI 거버넌스 체계를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AI 거버넌스는 크게 △위험 수준 평가 △개발 및 운영 사항 △교육으로 나뉘어 관리·적용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의사결정기구인 '협의회'도 구성을 마치고 역할을 수행 중이다.
다른 금융사들도 AI 거버넌스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날 지방은행에 기반을 둔 BNK금융, iM금융, JB금융 등 금융그룹 3사가 AI 기술 활용을 위한 '공동 AI 거버넌스' 수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날 금융위원회 및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핀테크 오픈 네트워킹 데이'를 통해 핀테크 스타트업들의 해외진출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각 사별로 지원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4대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이날 올해 핀테크 정책방향인 'K-핀테크 글로벌화를 통한 성장 지원'에 대한 각 사별 계획을 소개하고 금융회사 투자담당자·모험자본(VC) 등 투자 상담을 진행했다. 각 은행별로 만든 '핀테크기업 해외진출 프로그램' 운영 방안, 그룹사 펀드를 통한 동반성장 프로그램 모색 등이 주요 골자다.
이외 NH농협, IBK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BNK금융, iM금융 등도 △금융회사의 핀테크 기업 해외진출 지원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 △정부의 핀테크 특화 해외진출 지원 프로그램 설명회 △금융회사의 핀테크 기업 지원 계획 및 공동 해외진출 사례 발표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 상담 등을 진행했다.
정부도 적극적이다. 오는 6월 정부가 주관한 '금융권 AI 플랫폼'과 금융사들의 불확실성을 덜어줄 '금융 분야 AI 가이드라인'이 개정될 예정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달 중 금융지주가 핀테크 기업의 주식을 최대 15%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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