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선 경선 규칙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출마 입장을 밝힌 비명(비이재명)계 후보들이 국민경선을 실시해야 한다며 잇달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10일 늦게까지 대선특별당규준비위원회를 열어 경선 규칙을 논의했으나 결론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일반 국민이 선거인단으로 경선 투표에 참여하는 '국민경선' 방식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권리당원 투표 50%로 후보를 선출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을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두관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등 경선 출마를 밝힌 비명계 주자들은 이재명 전 대표가 당권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국민의 비중을 높이는 투표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백왕순 김두관 캠프 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 선관위가) 룰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후보자의 의견을 한 번도 묻지 않았고 룰 미팅을 한 번도 갖지 않았다"며 "지난 10일 저녁 경선 룰 결정을 앞두고 오전에 형식적인 의견제출을 제안하고는 의견을 수렴했다고 한다. 거짓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경선 당사자인 대권후보들의 의견을 하나도 포용하지 못하는 민주당 '친이(친이재명)' 지도부가 어떻게 중도당층과 국민을 포용할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 지도부가 후보자들의 의견을 일체 듣지 않고 계속 불통한다면 '어대명 추대 경선'의 들러리로 나서는 것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진정 독선과 독재의 길이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비판했다.
고영인 김동연 캠프 대리인 역시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민주당 대선특별당규준비위원회 논의가 심각히 우려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국민선거인단을 없애는 방향이라는 여러 제보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고 대리인은 "시간이 촉박할수록 원칙과 상식을 지키는 게 국민과 당원의 마음을 모으는 길"이라며 "기존 당규대로 하면 된다. '시간이 없다', '역선택이 우려된다'는 막연한 구실로 국민경선을 파괴하려는 결과를 보인다면 우리 캠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 당규특위를 향해 후보 측 대리인의 논의 테이블을 마련해줄 것과 국민경선원칙을 지킬 것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하는 후보들이 있는데 일방적으로 룰이 정해진다면 누구를 위한 룰이 되겠는가"라고 강조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고영인 김동연 경기도지사 캠프 대리인이 11일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대선 경선룰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동연 캠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