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은 11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2인을 지명한 것에 대해 "국회의 헌법기관 임명에 대한 인사청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국회는 이날 오후 헌재에 한 대행의 이완규·함상훈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청구서와 후보자 지명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권한쟁의심판 청구서에는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이 중대한 헌법질서 위반으로 헌법기관 임명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주장이 담겼다.
우 의장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헌법기관 구성은 대통령 고유 권한으로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지위를 이용해 헌법기관 구성에 개입한 것은 명백한 월권"이라며 "더구나 한 권한대행은 파면된 대통령(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로 한 대행의 권한 행사는 더욱 신중하고 겸손해야 마땅하다"고 썼다.
그는 "한 대행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며 '대통령 권한대행은 나라가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전념하되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자신이 한 말을 스스로 뒤집고 헌법재판관을 지명해 국가적 혼란을 가중시켰다. 조기대선 관리라는 막중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공직자의 기본자세로 돌아가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을 철회하고 나라를 어지럽히는 행동을 즉시 중단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 권한대행은 앞서 지난 8일 그동안 임명을 미뤄 왔던 국회 몫 마은혁 헌법재판관의 임명과 함께 대통령 몫의 신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두 후보자는 오는 18일 퇴임 예정인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후임 인사다.전혜인기자 hye@dt.co.kr
1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보훈단체 합동기념식'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