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이후 임기 마친 대통령 1명
'대구 광폭행보' 이준석과 대비
'대구 광폭행보' 이준석과 대비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서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 나경원·안철수 의원, 이철우 경북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등이 대선에 출마하면서 전직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안 의원은 8일 대선 출마 선언에 앞서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했다. 김 전 장관은 대선 출마 회견 후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한 전 대표는 역대 보수 정권의 대통령들을 언급하며 "경제사령탑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출마 선언에서 "새로운 박정희가 되겠다"고까지 했다. 경제 정책을 살리겠다는 포부다. 나 의원도 이날 보수 정권 대통령들의 묘역을 찾았다. 유 시장은 이날 국립현충원에서 전 대통령들을 참배한 후 방명록에 "역대 대통령들의 업적을 가슴에 새기며 국민을 하나로 잇는 대통합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역대 대통령들의 업적은 '명과 암'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특히 보수 정권 대통령들은 경제를 발전시켰지만 '독재 체제'로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런데도 여권의 많은 후보들이 관성처럼 역대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전 대표는 이승만의 농지개혁, 박정희의 중화학 공업, 김영삼의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등을 언급하면서 "정치 교체, 세대교체, 시대 교체를 이룰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여권의 대선 후보들이 '세대교체'와 '개혁'을 언급하면서도, 정작 과거 대통령들을 언급하는 것이 모순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합리적 보수'로 불리는 개혁신당의 대선 주자 이준석 의원과 대비된다는 평가다. 이 의원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9일, 11~12일 연속으로 '보수의 심장' 대구를 찾아 유권자들을 만나 공을 들였다. 이날은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지역 마라톤대회 5㎞ 코스에 참가해 완주하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보수에 실망한 시민에게 위로를 건넨 것이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보수가 의기소침한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지, 보수 시민이 잘못한 게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이 색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으면 '무난한 패배'를 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퇴행적 사고가 대한민국 보수의 최대 약점이 될 것"이라며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민주주의를 얼마나 확장시키고 국민의 인권을 잘 보존했는가로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과거 대통령들을 찾는 이들을 보면 '향수'로 먹고사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최 평론가는 "한국 보수 정당이 진화할 생각이 없으니 후보들도 여전히 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이라며 "이승만과 박정희가 자신들의 가치를 올려준다고 생각하는 낡은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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