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에도 지방 미분양 주택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3일 '지방 미분양 주택 문제와 거시건전성 감독 차원의 금융정책 대응'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금리 장기화와 분양가 급등, 공급과잉 등으로 2022년 이후 비수도권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이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계속 늘었다. 지난 2월 말 기준 2만3722호로, 전체 미분양의 33.7% 수준까지 차지했다.
연구원 패널회귀분석 결과를 보면 주택공급 증가율 및 재고 주택 가격 대비 신축 분양 가격 비율, 시장 금리 등이 전체 미분양 주택 증가율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공급 과잉과 높은 분양가가 비수도권 미분양 주택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지방 미분양과 악성 미분양 증가의 주된 원인이 공급과잉과 고분양가로 인해 자산가치 상승 기대가 크게 꺾인 데 있음을 고려하면 DSR 규제 완화가 유효한 주택 수요로 연결되는 효과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감독원의 지난해 말 기준 '지역별 주담대 평균 DSR 현황'에 따르면 6대 광역시 주담대 보유 가구의 평균 DSR(신규 대출 기준)은 28.83%였다. 6대 광역시 중 비율이 가장 높은 울산도의 경우 27.65%로 정부 규제 비율 40%를 밑돌았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지방 미분양 증가와 자금조달상 규제 연관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DSR 규제 완화는 DSR 제도의 본래 목적인 상환능력 범위 내 대출 원칙을 훼손하고,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도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 미분양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건설사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한 PF 사업 정상화와 지역별로 특화된 공급관리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거점도시 육성을 통한 교통망과 병원, 교육 등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며 "특화 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근본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임성원기자 son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