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관저에서 퇴거해 서초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주말 동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차기 대선 지지율이 상승해 연중 최고치를 갱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리에서는 윤 전 대통령 지지층의 '윤 어게인'외침이 컸지만, 여론조사에선 오히려 이 대표의 지지율이 올랐다.
이 대표는 최근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11일 발표, 지난 8~10일 조사,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에서 전체 대선 주자 중 지지율 37%를 얻어 가장 높은 지이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의 올해 조사 중 최고치로, 같은조사에서 2위로 조사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9%를 기록해 격차가 컸다. 이후 홍준표(5%)·한동훈(4%)·한덕수(2%)·이준석(2%)·오세훈(2%)·안철수(2%) 순이었다. 범보수 지지층에서는 지지층이 결집하지 못하고 여러 후보로 분산되는 현상을 보이는 반면, 범진보 지지층에서는 이 대표로 결집하는 현상이 굳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된 4일 이후부터 탄핵 반대층이 결집하며 '윤 어게인'을 외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 어게인(Yoon Again)'은 윤 전 대통령이 다시 출마하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윤 전 대통령이 용산 한남동 관저에서 물러나 서초동 관저로 이동하는 11일까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층을 중심으로 구호를 외치는 분위기가 고조됐다. 특히 조사기간인 8일부터 10일은 '윤 어게인' 외침이 최고로 고조될 때였다.
하지만 정당 지지도 조사결과를 보면 국민의힘은 긍정적인 효과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지난주 35%에서 이번 주 30%로 오히려 크게 하락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지난주와 같은 41%를 유지해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지지율 변화에 민주당은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으로 흐르는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 민주당 대선특별당규위원회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권리당원 투표(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50%)를 병행하는 '국민참여경선'으로 6·3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당원주권강화'와 '역선택 방지'를 이유로 들었으나 비명계 후보들은 19대 대선 이후 준용돼온 국민경선(대의원·권리당원+참여 의사를 밝힌 일반 국민 선거인단 참여)이 유지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후보는 많지만 지지층 결집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으면서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어, 유력 후보로 경선 구도가 설 때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유승민 전 국회의원은 13일 국민의힘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고, 지난 12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