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 논설실장
![[강현철의 뉴스 솎아내기] 美·中 `치킨게임`의 결말](http://contents.dt.co.kr/images/202504/2025041402102269058001[1].jpg "[강현철의 뉴스 솎아내기] 美·中 `치킨게임`의 결말")
관세전쟁에 임하는 중국의 입장과 전략은 지난 9일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발표한 '중미 경제무역관계의 특정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잘 나타난다. 중국은 이 문서에서 우선 중미 경제·무역관계는 양국에 득이 된다는 게 본질이라고 규정했다. 양국이 서로 다른 발전단계와 경제시스템을 갖고 있어 의견 차이와 마찰이 발생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양국의 핵심적인 이익과 주요 관심사를 존중하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적절한 해결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펜타닐 문제 등을 근거로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해운 물류 조선산업을 저지하기 위해 항만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관세를 위협과 강압의 도구로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행위는 다자주의 원칙에 어긋나며, 미중간 경제·무역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므로 국제법과 법률, 규정의 기본 원칙에 따라 필요한 대응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강현철의 뉴스 솎아내기] 美·中 `치킨게임`의 결말](http://contents.dt.co.kr/images/202504/2025041402102269058001[2].jpg "[강현철의 뉴스 솎아내기] 美·中 `치킨게임`의 결말")
주요 IB(투자은행)들은 상호관세 유지시 중국 경제성장률이 1.7~2.4%포인트 하락하고 대미 수출은 약 60%(전체 수출의 약 8%)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대미수출이 80% 이상 급감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만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이 일정 수준 충격을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국 경제 또한 GDP(국내총생산) 손실이 최소 연간 약 3600억달러(5년간 2조달러)에 달하며, 물가는 연간 0.4~ 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비관세 대응으로 공급망 교란 등 부작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업들의 중국내 연매출 규모는 약 7500억달러로, 중국의 미국내 매출의 두배 수준에 이르며, 중국의 대미 수출 5060억달러(2023년 기준)도 상회한다.
결국 두나라 모두에 관세전쟁을 지속하기는 부담인 것이다. 아직 두나라엔 숨겨둔 카드가 있기는 하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 지위 종료 카드가 남아 있다. 최혜국 대우(最惠國待遇·MFN)는 한 국가가 다른 국가와 무역협정을 체결할때 이미 가장 유리한 대우를 받고 있는 국가의 지위를 상대 국가에 동일하게 부여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의 최대 약점인 농산물 수입을 제한하는 한편으로 보유중인 미 국채를 내다팔 수 있다. 중국은 미 국채 보유량을 꾸준히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미 국채를 보유한 국가다. 중국이 가진 미 국채는 지난해말 기준 7590억달러로 1999년 이후 최저치다. 중국은 지난 3년간 매년 약 1000억달러 이상의 미 국채를 매각한 상태다. 중국은 또 위안화 절하라는 최후의 카드도 갖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폭탄은 역설적으로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에 대한 세계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안전자산이라는 미 국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게 그 증거다. 중국 또한 17년 이상 중국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해온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지난 3일 중국 정부의 부채 증가 우려를 이유로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한단계 하향하는 등 경제가 아주 좋지 않다. 중국 정부는 내수 확대, 지준율 및 금리 인하, 동남아·한중일 등 주변국과의 통상외교 강화로 난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김기봉 연구원은 "미중 모두 국내 정치적 부담으로 극적인 타협점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톱다운 방식의 의사결정 구조를 감안할때 오는 6월 미중간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논설실장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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