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총 1조5000억원을 넘기며 호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지난해 전산망 개편 등 일회성 비용을 털어내고 마케팅 비용 안정화 기조를 이어가면서 인공지능(AI), 신사업 부문 본격적인 수익 창출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등 규제 이슈를 일단락한 가운데 올해는 이동통신단말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와 총선 공약 등 외부 변수에 촉각을 세울 것으로 예측된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통신3사 1분기 총 영업이익은 1조5269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총 매출액은 15조2048억원으로 예측된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4.5% 증가한 수치다.
통신사별로 올 1분기 SK텔레콤은 매출 4조5041억원, 영업이익 527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KT는 매출 7조451억원·영업이익 7563억원, LG유플러스 매출은 3조6556억원, 영업이익 243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각사별로 영업이익은 SK텔레콤이 전년 동기 대비 5.8%, KT는 49.32%, LG유플러스는 10.0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3사는 가입자 70%를 넘는 5G 비율을 유지하는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유무선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한 일회성 인건비를 털어내고 비용 안정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중 KT는 부동산으로 인한 일회성 이익과 지난해 구조조정으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 상승폭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플랫폼, 저수익 사업을 축소해 사업 효율화를 꾀하면서 실적 개선 효과도 예측된다. 공정위의 1000억원대 과징금은 소송 등 절차가 남아 있지만,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증권가에 따르면, KT의 경우 부동산 분양 매출의 상당 부분이 기존 예상과 달리 2분기에 반영되고 신규 자회사 설립 비용과 MS 협업을 위한 초기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예측되면서 시장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신3사는 올해 AI와 신사업 분야에서 수익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통신3사의 AI 신사업 매출은 서비스가 테스트 단계로 본격적으로 가동하지 않은 초기 단계인 만큼 하반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증권가는 예측했다. 각사별로 SK텔레콤은 인프라 영역에서 서비스형 GPU(GPUaaS) 등을 개시하는 등 4가지로 세분화한 AI DC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AIX 부문에서는 '에이닷'의 B2B 솔루션을 테스트하고 있다. B2C에서는 AI 에이전트 '에스터'의 북미 베타테스트를 최근 선보였고, 올해 본격 출시할 전망이다. 향후 AI 에이전트를 필두로 AI 이용이 늘어나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상장으로 매출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MS와 약 300여명 규모의 직원을 꾸려 'AX 센터'를 출범해 AI 도입 컨설팅 역할에 나선다. 2분기 내에는 보안 기능을 강화한 한국적 AI인 '소버린 클라우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을 기반으로 '익시젠' 등 B2C 서비스와 IDC, 기업용 솔루션 등 B2B AI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조기 대선 일정이 6월 3일로 확정되면서 통신비 관련 공약이 향후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통신비 관련 공약은 여야를 불문하고 단골 공약으로 제기되는 만큼 이번 선거에서도 나올 수 있다는 예측이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단통법 폐지, 저가 요금제 등 통신 공약이 나와 실현된 바 있다. 당장 단통법 폐지가 발효되는 오는 7월 22일부터 단말기 유통 시장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기본 데이터 소진 이후에도 일정 속도로 데이터를 제공하도록 해 국민의 데이터이용권을 보장하도록 한 '안심데이터' 공약이 재등장할지도 관심이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약정선택할인율 인상과 같은 직접적인 요금 규제보다는 단통법 폐지, 제4이통사 재추진, 알뜰폰 사업자 지원 강화 등 경쟁 촉진과 소비자 선택권 강화 정책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며 "통신비 부담이 과거 대비 완화된 상황을 고려할 때 직접적 요금 인하규제가 시행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