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은 14일 내란 사건 형사재판에 출석해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이 형사재판 첫 증인으로 채택된 것에 대해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다만 내용에 대해 반대 심문 하지는 않았고, 정치적 저의에 대한 의구심만 나타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첫 공판에 출석했다. 당초 준비기일 과정에서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 대한 증인 신문을 하기로 했으나 일정 문제로 순서가 변경돼 조 단장이 출석해 증언했다. 그는 '계엄 당시 상관으로부터 국회에 진입해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거듭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와 같은 증언이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검찰의 주신문 진행 도중 "제가 그 질문을 헌재에서 본 것 같은데"라며 끼어들었다. 재판부는 "이따 반대신문 기회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반대신문을 제가 할 건 아닌데 증인이 오늘 나와야 했는지, 그렇게 급했는지 순서에 대해서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이 있다"며 "헌재에서 상세히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후 진술 기회를 얻어 "오늘 같은 날 헌재에서 이미 다 신문한 사람을, 기자들도 와 있는데 자기들 유리하게 오늘 굳이 장관을 대신해 나오게 한 건 증인신문에 있어서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반대신문을 하지는 않았다. 진행상 문제를 들어 오는 21일 오전에 하기로 했다.
한편 조 단장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검사가 "지난 2024년 12월 4일 0시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으로부터 '본청 내부에 진입해 의원들을 외부로 끌어내란 지시를 받은 게 맞느냐"고 한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검사는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조 단장은 "사령관이 저한테 그런 임무를 줬고 저는 '일단 알겠다'고 답변한 뒤 사령관에게 다시 전화해 '이 역할에 대해 저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되고 특전사령관과 소통하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조 단장은 "잠시 후 사령관이 저한테 전화해 '이미 특전사 요원들이 들어갔기 때문에 특전사가 의원들을 끌고 나오면 밖에서 지원하라'고 했다"며 "'지원하라'는 말은 밖에서 대치하는 사람들 쪽에서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하라고 말해서 제가 '지원'이라 표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임재섭기자 yjs@dt.co.kr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첫 정식 재판에 출석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차량이 14일 서울 서초구 사저 출입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