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보수 진영의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고발 등 비판 수위를 올리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한준호 의원과 법률위원장인 이용우 의원은 1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권한대행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뒤늦게 임명한 데 이어 대통령 고유 권한인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을 단행한 것이 월권이라는 주장이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한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가 위헌성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사실상 거부하다가, 내란 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자 뒤늦게 임명했다"며 "이는 헌법을 무시한 법치 파괴 행위이자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대통령 몫인 헌법재판관 후보자 2인 지명까지 강행했다"며 "이는 50여 일 뒤 국민의 선택을 통해 출범할 차기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민주적 정당성도 없는 권한대행이, 그것도 내란 행위로 파면된 대통령이 임명한 자가 제멋대로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헌법 제71조가 대통령 궐위나 사고 시 국무총리 등이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하는 것에 대해 "취지는 어디까지나 예비적·보충적으로 일부 권한을 대신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도 3월 24일 결정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과 동일한 권한을 행사할 수 없음을 명확히 한 바 있다"라며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임명권'을 자신에게 허용된 것처럼 행사한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당 지도부는 잇따라 한 권한대행을 정조준해 비판을 쏟아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에서 한 대행을 차기 대선 후보로 차출해야 한다는 '차출론'과 관련해 "모든 면에서 윤석열과 판박이"라며 "들러리용 윤석열 아바타로는 딱 적합한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욕의 '난가(다음 대통령이 나인가)병'에 빠져 어설픈 출마설 언론플레이를 계속할 거면 오늘 당장 제 발로 그만두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전현희 최고위원 역시 "차기 대통령 맞이 준비에 전념해야 할 한덕수 대행이 빈집털이범으로 변모해서 나라를 통째로 말아 털어먹으려고 하고 있다"며 "윤석열 아바타를 꿈꾸는 한 권한대행은 대선에 기웃거릴 게 아니라 공정한 대선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14일 서울 공관에서 열린 경제안보전략 TF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