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열세인 '호남' 출신
주미대사 등 경제외교 경험 풍부
韓 "내게 부여된 소명 다할 것"
발언 관련 무소속 출마 해석도
내달 최종결정까지 이목 집중
주미대사 등 경제외교 경험 풍부
韓 "내게 부여된 소명 다할 것"
발언 관련 무소속 출마 해석도
내달 최종결정까지 이목 집중
6·3 대선 정국에서 '한덕수 대망론'이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설에 비판이 터져 나오지만 오히려 분위기는 더욱 확산하는 모양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당의 경선 원칙은 명확하다"며 "모든 후보는 같은 출발선에 서야 하고 같은 기준 아래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특정인을 옹립하는 일도, 누구의 불이익을 주는 일도 없을 것"이라며 "공정한 경선 질서를 흔들고 당의 화합을 헤치는 발언에 대해서는 결코 좌시하지 않고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위원장의 발언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 대행의 출마설에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현재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 나경원·안철수 의원 등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국민의힘 후보들은 한 대행의 차출론에 강하게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한 대행은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해당 행위" 등의 발언으로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에서는 특히 성일종·박수영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한 대행 추대 분위기가 끊임없이 피어오르고 있다. 당초 국민의힘 의원 수십명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한 대행에게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권성동 원내대표가 자제를 요청하면서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출마를 개인적으로 권유하는 것 자체는 당 경선을 더 풍부하게 하고 국민 관심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출마 의사가 없는 이에게 계속해서 (출마하라고) 이야기하는 건 당 경선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 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6차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미국발 통상전쟁을 언급하며 "국무위원들과 함께 제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 하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무소속 출마, 불출마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면서 한 대행의 향후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태다. 한 대행은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권 도전을 위해 당 경선에 참여할 일은 없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한 대행이 대선 출마를 결심한다면 공직자 사퇴 시한인 다음 달 4일에 맞춰 사퇴하면 된다.
이후에도 출마 여부는 대선 후보 등록일인 5월 10일과 11일 이전에 최종 결정할 수 있다.
한 대행 등판론이 커지는 배경에는 경제·통상·외교 전문가라는 점과 보수 진영의 열세 지역인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꼽힌다. 한 대행은 주미 대사를 지내는 등 경제 외교 분야에서 수십년간 경험을 쌓았고 전북 전주가 고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로벌 통상전쟁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 대행이 그간의 경험을 활용해 보다 능숙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 일환으로 국민의힘 호남 지역 당협위원장들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경제와 안보 전문가로 글로벌 통상전쟁의 적임자로 대한민국을 지킬 유일한 후보는 바로 한 대행"이라며 "국민의힘이 전국적 보수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호남의 상징성과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동시에 지닌 한 대행이 대통령 후보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한 대행이 선출직 경험이 없다는 점, 윤석열 정부에서 총리를 역임했다는 점 등은 중도 확장성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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