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품목 예외… 상호관계 유지
공급망 영향에 지속 불가능 전망
공급망 영향에 지속 불가능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스마트폰, 메모리칩 등 일부 품목을 예외로 두면서도 125%(펜타닐 관련 관세 20% 포함 145%)로 매겨진 상호관계는 유지하기로 해 미중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들 품목은 애플 등 미국 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도, 결국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 장벽은 낮추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미 정부는 이를 우선 일축해 간극이 좁혀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다만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고리고 미국 기업들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인다는 점에서 '치킨게임'과 '협상'을 놓고 양측의 힘겨루기에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이목이 쏠린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중국에 125%, 그 외 국가에는 10%의 상호관세를 각각 부과하고 있다. 중국에 대해서는 상호관세와 별개로 마약 대응 등을 위해 20%의 관세도 부과해 145%의 관세를 책정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겠다고 밝혔지만, 즉각 보복 관세에 나선 중국에 대해서는 제외시키고 오히려 125%로 인상시켰다. 앞서 중국 정부는 이달 초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34%의 고율 관세를 추가로 물리자 곧바로 34% 보편 관세를 추가 부과하며 맞대응했다. 앞서서는 미국 기업 수십 곳을 제재하고 지난 2월에는 희소금속 5대 원료 관련 제품 25종, 이달 초에는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도 내리며 맞대응에 나섰다. 2023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중희토류 공급량의 99%를 생산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 정부는 우선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3일(현지시간) 미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미중 관세는) 지도자 차원의 문제"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대화 계획이 현재로선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강도 높은 관세 정책이 장기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관세 정책은 미국 기업들도 타격이 불가피한 데다, 내수 물가 인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책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국에 대한 상호관계를 90일 유예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의 제조시설이 몰려 있는 공급망의 중심에 있다. 특히 애플의 경우 중국 생산 비중이 절대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에 대한 관세를 예외로 둔 것도 이러한 배경이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밖에 중국산 노트북(랩톱)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컴퓨터 프로세서, 메모리칩, 반도체 제조 장비 등도 대중 관세에서 제외됐다. 외신들은 이번 조치로 삼성전자, 애플, 델, 엔비디아, TSMC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은 이와 함께 희토류를 비롯한 주요 광물도 전 세계 공급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에 대한 강경한 입장이 전 세계 공급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는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모습이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화하고자 하면 문을 열어놓겠지만 싸우겠다면 끝까지 가겠다"며 줄타기의 경계에 섰음을 내비쳤다. 이런 와중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4일 베트남을 방문, 트럼프 관세에 대한 양국의 대응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90일 유예를 받았지만 46%의 상호관세 대상국이다.
한국무역협회는 '트럼프, 상호관세 90일 유예 조치 발표·백악관 입장 변화' 보고서에서 "그리어 USTR 대표는 지난 8일 미 상원 재무위원회공청회에서 관세 정책의 목표가 협상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발언했다"며 "베트남, 인도 등을 언급하면서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국가와 협상하길 원한다고 발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악관 핵심 참모들은 관세 조치가 협상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면서도 "최근 들어 교역국과의 협상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백악관의 입장 변화가 감지된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