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만2055가구 규모 프로젝트
일부 기존 위치 그대로 입주 요구
지하철역 거리 놓고 단지별 갈등
尹 퇴진… 관련 법안은 국회 계류
시작부터 삐걱대는 정부 역점사업
전체 선도지구 일정에도 부정적
국토부 중재에도 형평성 등 논란
전문가 "경험못한 대형 정비사업
시행착오 불구 꾸준히 진행돼야"
일부 기존 위치 그대로 입주 요구
지하철역 거리 놓고 단지별 갈등
尹 퇴진… 관련 법안은 국회 계류
시작부터 삐걱대는 정부 역점사업
전체 선도지구 일정에도 부정적
국토부 중재에도 형평성 등 논란
전문가 "경험못한 대형 정비사업
시행착오 불구 꾸준히 진행돼야"
![[이슈&트렌드] 분당신도시 재개발 ‘오리무중’… 관련 법안도 국회 발목 잡혀](http://contents.dt.co.kr/images/202504/2025041502101863079001[1].jpg "[이슈&트렌드] 분당신도시 재개발 ‘오리무중’… 관련 법안도 국회 발목 잡혀")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역점 사업이었던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재건축사업이 오리무중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여파가 부동산 시장으로까지 전이되면서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여기에 정비사업의 핵심 정책으로 분류됐던 '재건축·재개발 특례법'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안'까지 국회에 계류 중이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분당을 포함한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선도지구 재건축 로드맵으로 오는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제시했지만,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는 모습이다. 통합 단지별 첨예한 이해관계의 대립, 토지 등 소유자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통합 재건축'과 '제자리 재건축' 간 갈등이 생기면서다.
![[이슈&트렌드] 분당신도시 재개발 ‘오리무중’… 관련 법안도 국회 발목 잡혀](http://contents.dt.co.kr/images/202504/2025041502101863079001[2].jpg "[이슈&트렌드] 분당신도시 재개발 ‘오리무중’… 관련 법안도 국회 발목 잡혀")
국토부가 발표한 1기 신도시 정비 선도지구 선정 세부내역에 따르면, 분당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는 △샛별마을(라이프·동성·우방·삼부아파트 및 현대빌라, 2843가구) △양지마을(금호·청구·한양아파트, 4392가구) △서현동 시범단지현대우성(현대·우성아파트 및 장안타운건영빌라, 3713가구) △빌라단지 안배 차원의 목련마을(대원·성환·두원·드래곤·삼정그린·미원·화성·대진, 1107가구) 등 총 1만2055가구로 추산된다.
가장 많은 가구가 공급되는 양지마을의 경우 '통합 재건축'을 할 것인지, '제자리 재건축'을 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갈등이 불거졌다. 단지 규모가 거대한 만큼, 단지에서 지하철역과의 거리가 쟁점이 된 것이다. 수인·분당선 수내역에서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양지마을 1단지 금호아파트(1076가구) 주민들이 기존 위치의 단지에 입주하는 '제자리 건축'을 요구하면서 파열음이 발생했다.
일부 주민들은 지난달 20일 '양지마을재건축정상화위원회'를 발족시켜 사업의 '원점 재검토'를 강력 주장했다. 이들은 "재건축추진위원회(재추위)가 지난해 9월 작성된 제자리 재건축 합의를 무시하고 통합 재건축을 추진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공모 과정에서도 △장수명주택 인증 △이주대책 지원 여부 △공공기여 등의 항목들이 아무런 공지 없이 포함됐다고 주장하면서 재추위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양지마을 내 단지들 간 입장 차이를 넘어 재추위의 대표성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진 것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국토부는 중재에 나섰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되면 전체 선도지구 추진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이 깔렸다. 국토부는 공식적인 절차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 투표를 통해 대표단을 새로 구성하라는 지침을 최근 내려 보냈다.
이미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이어서 주민 대표단을 새로 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국토부 지침에 따르면, 주민 대표단은 최대 25인 이내로 구성돼야 하며, 주민 투표를 통해 선출돼야 한다. 기존 추진위를 그대로 대표단으로 전환하려면 반드시 찬반 투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시스템 구축 및 개인정보 동의 수집 등 사전 절차만 계산해도 상당 시간 소요될 것이라는 게 업계 내 관측이다.
주민 대표단 구성 기준을 놓고도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국토부는 단지별 대표 인원을 정할 때 가구수가 아닌, 대지 지분 비율을 기준으로 안배하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소형 평형이 많은 단지보다 중·대형 위주 단지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대표를 배정받을 수 있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것이다.
양지마을은 올해 연말까지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표단 구성 과정만 놓고도 지체될 가능성이 농후해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기에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법률안'과 '재건축·재개발사업 특례법'이 계류 중인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재건축 초기 부동산 시세와 입주 시점의 시세를 비교해 조합원이 얻는 이익이 1인당 8000만원을 넘으면 초과 금액의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재건축한 집을 팔지 않더라도 부담금을 부과하는 탓에 분양가상한제(분상제), 안전진단 규제와 함께 '재건축 3대 대못'으로 불린다. '재건축 특례법'은 '재건축·재개발사업 특례법'은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용적률 제한을 완화하는 게 핵심 골자다. 정부는 이 법안을 통해 재건축 기간을 최대 3년 단축할 계획이었지만, 강남 등 서울의 일부 지역만 과도한 특혜를 누릴 수 있다는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등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의 경우 선도지구가 이미 선정됐다"며 "집권여당이 바뀌더라도 다음 총선을 생각하면 전면적인 취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 정비는 우리 사회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대규모 정비사업 물량의 처리라는 어려운 내용이면서 동시에 꼭 필요한 사안"이라면서 "성공적인 시행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들이 제시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일부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꾸준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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