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업계 실적 희비
LVMH 한때 에르메스 인수 추진
LVMH 한때 에르메스 인수 추진
15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헤르메스의 시가총액이 경쟁사인 LVMH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에르메스의 시가총액은 2436억5000만유로(약 2763억달러)에 도달하며 LVMH의 2434억4000만유로를 잠시 상회했다. 이로써 에르메스는 프랑스 CAC 40 지수 중 가장 높은 시가총액을 기록한 기업이 됐다.
이번 기록은 2010년 LVMH가 에르메스를 인수하려다 실패한 이후 처음으로 두 기업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당시 LVMH는 에르메스 지분을 비밀리에 대량 매입하며 경영권을 노렸으나, 에르메스 창업가문과의 갈등 끝에 결국 지분을 되팔고 철수했다.
에르메스의 약진은 최근 실적 개선에 기반한다. 2024년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한 39억6000만유로를 기록했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를 웃돈다. 특히 가죽 제품 부문은 21.5% 성장해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반면 LVMH는 2025년 1분기 실적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매출은 전년 대비 3% 감소한 203억1000만유로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인 212억1000만유로를 하회했다. 특히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매출이 11% 급감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에르메스의 고성장은 한정된 공급, 강력한 브랜드 파워, 충성도 높은 소비층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 덕분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명품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LVMH의 부진한 실적 발표로 명품 섹터 전체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케링(Kering) 주가는 2.5% 하락했고 버버리는 4.2%, 리치몬드는 2.26% 후퇴했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인 토머스 쇼벳(Thomas Chauvet)과 마헤시 모한쿠마르(Mahesh Mohankumar)는 "명품 업계 대표 기업(LVMH)에 대해 기대할 만한 것이 거의 없으며 매출은 가장 보수적인 매수(buyside) 측면에서도 예상보다 낮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미국 및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LVMH나 명품 산업 전체의 2분기, 3분기 매출이 순차적으로 개선될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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