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터 신장사업부에서 독립 출범한 밴티브코리아가 신장 치료 분야 혁신과 함께 장기 치료 전문기업으로도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디지털 기술과 연결해 효율적인 신장 투석 환경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향후 패혈증과 폐·간 등 장기부전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혁신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임광혁(사진) 밴티브코리아 대표는 16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밴티브코리아의 국내 출범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회사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며 "신장 사업 분야에서 장기 치료 전문기업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밴티브는 지난 2월 박스터의 신장사업부에서 분사해 독립 출범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이다. 박스터는 1956년에 세계 최초로 인공 신장을 상업적으로 생산해 말기 콩팥병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는 투석 치료의 길을 열었다. 또 1960년엔 환자들이 자신의 복막을 통해서 가정에서 스스로 투석을 진행하게 할 수 있는 복막 투석 솔루션을, 1994년엔 복막 투석 환자들이 야간에 수면하는 동안 자동으로 투석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자동 공막 투석 시스템을 최초로 선보였다.
이어 2015년에는 의료진들이 자동 복막 투석 환자들의 투석 상태를 시간대별로 원격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 기반의 환자 관리 플랫폼을 출시했다. 작년에는 이 플랫폼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복막 투석 환자들을 위한 치료 관리 모바일 앱도 출시한 바 있다. 밴티브는 박스터 시절부터 축적한 70여 년의 신장 치료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장 및 생명 유지 장기 치료의 표준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임 대표는 "국내 말기 콩팥병 환자는 2010년 5만8860명에서 2023년 13만7705명으로 2010년에 비해 2.3배 증가했다"면서 "말기 콩팥병 유병률은 2022년 기준 인구 100만명당 360명 정도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고, 유병률 증가 추세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장 사업 분야에서 우리 역량을 강화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밴티브는 24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투석 치료인 지속적 신대체요법(CRRT)을 비롯해 다장기(Multi-Organ) 치료, 패혈증 및 폐, 간 등의 장기 부전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는 혁신을 꾀한다는 포부다. 임 대표는 "복막투석을 위한 24시간 상담 서비스 제공과 집까지 투석액을 직접 배송하는 등 환자 중심 서비스를 통해 치료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발표자로 참여한 김용철 서울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국내 말기콩팥병 현황과 투석 치료에 관해 설명하며, 환자 중심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김 교수는"말기콩팥병은 만성콩팥병이 진행돼 사구체여과율이 분당 15㎖미만으로 감소하고 요독 증상이 생겨 신장이식이나 투석 등의 신 대체요법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기콩팥병 환자는 평생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하고 이는 삶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최근의 트렌드는 환자 중심 치료이다. 환자들은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는 투석 방법을 선택해야 하며, 투석 치료를 하는 동안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임광혁 밴티브코리아 대표가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국내 출범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밴티브코리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