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량 LLM ‘솔라’로 글로벌 SLM 시장 정조준
6월 ‘솔라 프로 1.5’ 출시…성능으로 中 LLM에 도전
태국 소버린 AI 구축 성공…글로벌 확장에 탄력
"2025년은 인공지능(AI)이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넘어서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국내 약 2900만 경제활동인구의 업무 생산성이 단 1%만 향상돼도 연간 약 14조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김성훈(사진) 업스테이지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기술로 제대로 된 회사를 만드는 게 가장 의미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아직은 (적자 상황에서도) 버티고 있고 당분간은 그 길을 계속 가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업스테이지는 이날 행사에서 AI기반 광학문자인식(OCR) 문서 처리 기술 '다큐먼트 파스(DP)'와 자체 개발한 대형언어모델(LLM) '솔라'를 앞세워 업무용 AI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김 대표는 "업무 생산성에 기여하는 소버린 AI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독자적 포지션을 확보하겠다"며 "일의 미래(Future of Work)를 앞당기는 기술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OCR부터 LLM까지 풀스택 AI 모델을 모두 자체 개발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며 "업스테이지는 어떤 형태의 문서도 AI 학습용 데이터로 전환할 수 있는 DP와 독자 학습으로 개발한 솔라를 앞세워 국내 AI 업무 표준을 정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스테이지는 전체적인 모델 크기를 줄이면서도 빠른 응답속도와 높은 정확도를 유지하는 '소형언어모델(SLM)'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선 성능이 개선된 SLM '솔라 프로 1.3 '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이달 공개한 '솔라 프로 1.3'은 국내 개발 모델 중 벤치마크 성능이 가장 높다"면서 "올 6월엔 매개변수를 기존 220억개에서 330억개 규모로 확장한 '솔라 프로 1.5' 버전과, 오픈AIo 시리즈와 딥시크 R1에 필적하는 생각사슬(CoT)을 구현한 첫 추론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라 밝혔다.
글로벌 확장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업스테이지는 현재 일본, 미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 기업과 B2B 영역에서 산업별 AI 전환 사업 수주에 나선 상태다. 회사가 보유한 DP, 솔라, AI 기반 OCR 등을 활용해 기업별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형태다.
김 대표는 "얼마 전에는 KT, 태국 자스민그룹과 함께 한국 기업 최초로 해외 소버린 AI 구축에 성공했다"며 "일본·베트남·말레이시아·몽골·튀르키예 등 아시아 전역으로 소버린AI 구축을 확장해 글로벌 톱 AI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해외 진출을 위한 데이터 확보도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김 대표는 "중국산 모델이나 오픈AI의 경우 이미지를 특별한 저작권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학습을 시켰다고 알려져 있는데, 가급적 데이터 사용은 합법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미국 AI 챗봇 업체 '쿼라'와 업무협약을 맺고 데이터를 활용하고, 한국에선 국내 여러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투자 유치도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 업스테이지는 지금까지 총 1400억원 규모의 누적 투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 KT, SBVA(구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김 대표는 "현재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우리 회사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고 어느 정도 투자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며 "조만간 (투자 유치와 관련해) 좋은 소식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생태계 확장을 위한 노력도 강조했다. 현재 업스테이지는 공공 AI 활용 확대를 위한 아마존웹서비스(AWS) 'AI 이니셔티브'에도 참여하고 있고 국내외 대학과 해커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정부가 도와준다면 국가 AI 기술 TF에도 참여할 의향이 있다"며 "DP와 솔라를 중심으로 한국에서 검증된 업무 AI 표준을 글로벌 시장에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유진아기자 gnyu4@dt.co.kr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업스테이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