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3%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로부터 H20 칩을 중국에 수출할 시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규제는 '무기한 적용될 것'이란 통보도 함께 전해졌다.
H20 칩은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그래픽처리장치다. 미국 정부의 고성능 상품 중국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개발한 상품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H20 추가 규제로 2026년 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 55억달러(약 7조8500억원) 손실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규제 제한 발표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서 6% 이상 급락했다.
이번 조치로 H20에 사용되는 메모리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를 제조하는 TSMC 등 생산과 공급에 관여하는 여러 기업들도 악영향을 받게 됐다. 또 H20을 사용해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 중국 IT 기업들도 차질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 중 H20에 사용되는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공급하는 삼성전자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5세대 HBM을 주력으로 하는 SK하이닉스보다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엔비디아에 HBM3를 주력으로 공급하는 곳은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일 것"이라며 "또 H20뿐 아니라 더 낮은 사양의 상품까지 수출 제한이 강화될 수 있는 만큼, SK하이닉스보다는 삼성전자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악재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H20에는 최고사양 제품보다 2단계 낮은 HBM3가 사용되고 있고, 이에 대한 수출 규제가 삼성전자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이미 중국이 이 정도 수준 제품은 내수화를 진행하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예상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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