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이 16일 올해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성적표다. 특히 지난 2월 1일부터 펜타닐 유입 책임을 물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20%의 관세 타격을 받아온 중국이 예상을 웃도는 성장률을 보여 주목된다.
실제 경기 회복 여부는 향후 최소 몇개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했다. 더욱이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달 145%라는 대(對)중국 추가 관세를 본격 시행하기 직전 급증한 수출에 힘입은 지표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이 전망한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5.1∼5.2%였다.
실제로 중국 경제성장률을 견인한 주요 요소로는 지난 3월 급성장한 수출이 꼽힌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3월 수출액은 작년 동월 대비 12.4%나 급증했다. 3월 산업생산도 전년 동월 대비 7.7%나 증가하며 2021년 6월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중국 고율 관세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물량을 앞당겨 출하한 결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외신들은 앞으로 중국의 경제 상황은 상당히 달라질 것이란 전망을 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미중 관세전쟁으로 사실상 양국 간 무역관계가 붕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출 주도의 성장을 해온 중국이 받을 충격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정책이라는 소비 진작책 효과가 1분기 성장률에 기여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세우고 내수 진작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3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으며, 가전제품과 가구, 귀금속 등의 판매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이러한 긍정적 신호도 중국 경제의 발목을 수년째 잡고 있는 부동산 경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수출 위주의 성장 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시한부'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ANZ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레이먼드 영은 "중국은 이제 내수 소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3월 소매 판매 수치는 고무적이기는 하지만, 지속 가능성은 경기 부양책의 속도와 규모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에서 3.4%로 하향 조정했다고 블룸버그는 15일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