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주리대와 연구로 142억 규모 초기설계 계약
민감국가 지정 불구, 기술 수출.."양국 협력 문제 없어"
민감국가 지정 불구, 기술 수출.."양국 협력 문제 없어"
특히 미국 에너지부(DOE)의 한국에 대한 민감국가 지정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 간 원자력을 포함한 에너지 분야 협력에 이상이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데 의미를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약 규모 142억원…초기설계 완수해 추가 수출 기대=이번 수출을 주도한 임인철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원장은 17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화상 브리핑에서 "이번에 계약을 맺은 초기 설계 단계를 잘 수행해 개념설계와 기본설계 단계까지 잘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자력연·현대엔지니어링·미국 MPR사로 구성된 한국 컨소시엄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대가 국제 경쟁입찰로 발주한 '차세대 연구로 사업' 첫 단계인 초기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미주리대가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등을 위해 열출력 20㎿(메가와트)급 고성능 신규 연구로를 건설하기 위한 첫 단계다. 한국 컨소시엄은 연구로 개념설계에 앞서 건설 부지 조건, 환경영향평가 등 설계 사전 정보를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계약 규모는 1000만 달러(약 142억원) 수준으로, 다음 단계인 개념설계와 기본설계까지 수행한다면 계약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현지 언론은 건설을 포함한 이번 사업의 전체 규모는 8∼10년 간 약 10억 달러(1조420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 컨소시엄은 2023년 4월 사업 참여를 시작한 이후 원자력 분야 글로벌 유수의 기업인 아르헨티나의 인밥, 미국 뉴스케일, 미국 핵연료 기업인 BWX테크놀로지스, 미국 제너럴아토믹스(GA), 미국 뉴스케일 등 7개 기업과 경쟁 끝에 지난해 7월 최종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임 부원장은 수주 성공 요인에 대해 "컨소시엄 간 유기적 협력, 고밀도 우라늄 핵연료 기술과 연구로 수출을 통해 갖춘 경험, 정부의 지원 등이 더해졌기 때문"이라며 "초기 단계 이후 개념설계 단계를 수행하게 되는 데 첫 단계를 수행하며서 2∼3개월 후 추가 협상을 미주리대와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설계 이후 건설 등에는 참여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불거진 한국에 대한 미국의 민감국가 지정 관련 한미 간 협력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사례라며 해제를 위해서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차관은 "민감국가 관련 미국과 교섭하면서 한미 간 과학기술 동맹 관계를 훼손하는 일이 없다는 미국 측 입장을 지속해서 말했는데, (이번 수출 계약이)구체적으로 발생한 결과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한규 원자력연 원장도 "공교롭게 15일 민감국가 발효 앞뒤로 미국 에너지부 산하 아르곤연구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연구로 수출 계약도 맺었는데, 미국에서는 민감국가 문제가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걸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 두 건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리의 앞선 연구로 기술을 미국이 인정했다는 것 외에 이번 수출 계약이 가져다 줄 경제적·산업적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봤다.
이 차관은 "원자력 종주국인 미국 시장에서 기술 수출 성과를 거둔 것은 순수한 과학기술 성과뿐 아니라 한미 기술동맹, 산업 경제적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며 "세계 연구로 수출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번 수주는 우리가 연구로 수출 선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청신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연구로 해외 진출 강화를 위한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가동 중인 연구로 중 70% 이상이 40년이 넘는 노후화된 연구로이고, 향후 20년 간 50기 정도의 신규 건설 수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수출 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위해 연구로 수출 전략성 강호, 민관협력형 수출 기반 조성 및 기술 고도화, 국제협력을 통한 수출 기회 확대 등을 지원키로 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정부는 연구로에 대한 전략적 수출을 강화하고, 선진 원자력 기술을 미래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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