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하 한화에어로)의 유상증자안에 17일 또 다시 제동을 걸었다. 한화에어로 측은 "성실히 임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 소식에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에어로는 전장 대비 3.55% 오른 81만6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80만원을 돌파했다.
금융감독원은 한화에어로가 제출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정정신고서를 요구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지난 8일 한화에어로가 정정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7거래일 만의 결정이다.
금감원은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의 기재가 미흡하다고 판단된다"며 정정을 요구했다. 이에 한화에어로 측은 "금감원의 요청사항을 자세히 검토해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에어로는 지난달 20일 국내 자본시장 역대 최대 규모인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해 주주가치 희석 우려로 주가가 급락하는 등 시장에 파장을 낳았다.
이후 한화에어로는 증권신고서를 정정 제출하면서 전체 유상증자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줄였다. 나머지 1조3000억원에 대해서는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한화에어로는 정정 신고서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 지분 11.32%를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등에게 증여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추가 기재했다. 동시에 대주주인 ㈜한화와 한화에너지 간의 합병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기재했다.
한화에어로의 증권신고서는 금감원의 정정 요구에 따라 이날부터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돼 효력이 정지된다. 정정 요구를 받은 한화에어로는 3개월 이내에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의 유상증자 제동으로 한화에어로의 주가는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던 한화에어로는 오후 들어 오름폭을 키워 장중 고가(81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마감 시점 기준 한화에어로의 시가총액은 37조1942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6위를 기록했다. 시총 5위인 현대차(38조509억원)와의 시총 차이를 불과 8500억원으로 좁혔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안병철 한화에어로 전략부문 총괄사장이 지난 8일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사업 비전과 투자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화에어로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