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 영향
관세 폭탄 앞두고 앞길 더 암울
해외 IB, 韓 성장률 1%대 전망
관세 폭탄 앞두고 앞길 더 암울
해외 IB, 韓 성장률 1%대 전망
![[기획] 한은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http://contents.dt.co.kr/images/202504/2025041802100163033001[1].jpg "[기획] 한은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한국은행이 올해 1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고 17일 추정했다. '12·3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경제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앞길은 더 어둡다. 아직 미국의 관세 폭탄이 터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2분기부터 실질적으로 우리 수출에 미국의 관세정책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연간 '0%대 성장률'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한 뒤 배포한 '경제 상황 평가'에서 "1분기 경제 성장률은 2월 전망치 0.2%를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2월 전망 이후에도 예상치 못한 부정적인 충격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1분기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의 장기화와 미국 관세정책에 대한 우려로 3월 경제 심리가 다시 위축됐다"며 "대형 산불, 일부 건설 현장의 공사 중단, 고성능 반도체 수요 이연 등과 같은 일시적 요인들까지 겹치면서 내수와 수출 모두 하방 압력이 증대됐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글로벌 무역 협상 진전 추이, 추가경정예산의 규모와 시기, 이 과정에서 경제 심리의 회복 속도에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진단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2분기 수출부터 실질적으로 미 관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전대미문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며 업계도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다음 달 29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을 기존 1.5%에서 1.1~1.3% 수준으로 하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1분기 성장과 관세 리스크를 감안하면 연간 성장률은 1.1% 수준까지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미 해외 IB 사이에선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1%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은 "10일 현재 주요 40여개 IB 등 시장 참가자들의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중위 값이 1.4%, 하위 25%는 1.1%"라고 설명했다.
2월 전망 당시 한은은 비관적 관세전쟁 시나리오에서 올해 성장률을 1.4%로 봤고, 한은 스스로 "실제 미국 관세정책이 예상보다 더 세다"고 평가한 만큼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집행이나 관세 협상 타결 등이 없는 한 5월 전망치는 1.4%마저 밑돌아 1% 안팎에 머물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지난 전망치인 750억달러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다만 1분기 경상수지는 상품 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했으나 수입이 원자재를 중심으로 더 많이 감소하면서 당초 예상치를 웃돌았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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