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분기 역성장 가능성… 어떤 수단·방법 동원해서라도 막아야](http://contents.dt.co.kr/images/202504/2025041802102369058001[1].jpg "[사설] 1분기 역성장 가능성… 어떤 수단·방법 동원해서라도 막아야")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국내외 연구기관과 IB(투자은행)들의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한국은행이 올 1분기 역성장 가능성을 경고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폭탄이 채 터지기도 전에 경기침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물론 경제주체들의 비상한 각오 없이는 사면초가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17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한 직후 보고서를 통해 "1분기 성장률(직전분기 대비)은 지난 2월에 전망했던 0.2%를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며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밝혔다. 한은이 정기적 수정 경제전망 발표(5월)를 앞두고 미리 분기 성장률 중간 집계 상황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상황이 엄중하다는 뜻이다. 1분기 역성장의 요인으론 국내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와 미국 관세정책 우려에 따른 내수 위축 확대, 역대 최대 산불 피해, 건설업 침체 지속 , 고성능 반도체(HBM) 수요 이연 등이 꼽혔다. 더구나 2분기 이후에는 관세 전쟁에 따른 교역 위축으로 그동안 우리 경제를 이끌어왔던 수출도 둔화될 것이 확실하다. 이미 해외 IB 사이에는 올 한국 경제 성장률이 2% 수준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의 절반인 1%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나라경제의 성장은 민간소비와 투자, 정부지출,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에 의해 결정된다. 이 가운데 소비와 투자, 순수출이 부진하니 정부지출만이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상황이다. 재정지출을 확대해 경기 부양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지속되는 재정적자로 정부지출 확대에 여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는 재정 건전성에만 집착할 게 아니라 빚을 더 내서라도(국채 발행) 지출을 늘려야 한다. 전국민 소비쿠폰 지급 같은 포퓰리즘 정책보다는 AI(인공지능)나 새 성장동력 마련에 투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세금 깎아주기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세수기반을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은도 물가와 환율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기준금리를 낮춰 경기부양에 동조해야 한다.
이런 확장적 재정·금융정책의 혼합과 함께 경제주체들이 소비와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특히 투자는 경기를 호전시키는 핵심동력이다. 기업인들의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을 부추길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 물꼬를 터줘야 한다.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을 생산적인 부문으로 유도해야 경제심리가 살아나고 소비도 회복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위기 국면이야말로 경제 당국의 '진짜 실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와 한은은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역성장을 막고, 경제부터 살리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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