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통상·소상공인 지원…경기 진작에는 미미
8조대 국채 추가발행…관리재정 적자 11조 늘어
8조대 국채 추가발행…관리재정 적자 11조 늘어
정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12조2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3대 사업 분야로 재해·재난 대응에 3조2000억원, 통상·인공지능(AI) 지원에 4조4000억, 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에 4조30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정부는 최근 산불피해와 함께 여름철 태풍·집중호우 등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국회에서 감액된 예비비 중 1조4000억원을 증액하기로 했다. 또, 국채이자 등으로 약 2000억원을 배정했다.
대형 산불 피해 복구와 재해대책비, 미국의 관세부과 등으로 촉발된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 추가재정 투입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김윤상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이번 필수추경은 산불 피해 등 재해·재난 대응, 통상·AI 경쟁력 강화, 민생회복·안정이라는 우리 경제의 시급한 현안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국채 발행이 대폭 늘어나면서 정부가 갚아야 할 빚도 커지게 됐다.
실제 국가채무는 1273조원에서 1279조원으로 6조원 가량 늘어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48.4%다.
나라살림인 관리재정수지 적자도 73조9000억원에서 84조7000억원으로 11조원 가량 증가한다. GDP 대비 적자 비율은 2.8%에서 3.2%로 상승한다. 정부의 재정준칙 한도(3%)를 웃돌게 돼 재정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추경 편성으로 올해 총지출은 당초 673조3000억원에서 685조5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전년 대비 총지출 증가율도 2.5%에서 4.4%로 높아진다.
총수입은 한국은행 잉여금 초과수납분, 지방채 이자수입 등이 반영되면서 651조6000억원에서 652조8000억원으로 1조3000억원 증가한다.
정부는 이번 추경 편성으로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0.1%포인트(p) 상승하는 효과를 예상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내수 침체, 미국발 관세 전쟁에 따른 수출 위기에 대응하기에는 이번 추경안 규모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국회에서 추경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소 15조원까지 증액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윤상 차관은 "국회에서 증액 요구가 있을 때 규모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추경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하면 아주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추경은 그 어느 때보다도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우리 경제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국회에서 추경안을 최대한 신속히 통과시켜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오는 22일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여야 간 논의를 거쳐 5월 초 국회 통과가 전망된다.
세종=원승일기자 w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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