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내수살리기 대규모 추경 주장…대선 이후 2차 추경 전망
기재부, 필수추경 '경기대응용' 아냐…재정적자 부담
전문가들 "당장 경기진작 대규모 추경 불가피"
기재부, 필수추경 '경기대응용' 아냐…재정적자 부담
전문가들 "당장 경기진작 대규모 추경 불가피"
추경 편성으로 인해 눈덩이처럼 커지는 재정 적자도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하지만, 내수 침체 장기화에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수출마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추경안을 포함한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추경은 산불 피해 복구 3조2000억원, 통상·인공지능(AI) 산업 경쟁력 강화 4조4000억원, 민생 지원 4조3000억원 등 총 12조20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산불 등 재난 대응뿐 아니라 관세 등 통상 대응, 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도 고려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 편성으로 성장률 0.1%포인트 상승 효과를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추경 규모가 전반적인 경기 회복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에 정부는 애초 경기 진작에 중점을 둔 추경안이 아니라고 했다.
김윤상 기재차관은 "성장률을 올리기 위해 순수하게 경기 진작을 목적으로 편성한다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포함해 소비와 투자 쪽으로 추경안 내용이 다 바뀌어야 한다"며 "추경 외에도 필요한 경우 기금변경 등 추가적인 재원보강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추경안 발표 후 추경 규모 증액, 2차 추경안 편성 등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최악의 내수 침체로 '역대급'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에는 미진한 측면이 있다"며 "이번 추경안은 신속히 처리하되 추가적인 대규모 추경안 편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선 모드로 돌입한 여야도 대규모 추경을 들고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골목상권·자영업자를 위한 내수 살리기 목적의 대규모 추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동연 민주당 후보는 30조~50조원 등 구체적인 추경 규모까지 언급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후보도 향후 경기 진작용 추경을 추가로 늘려야 한다고 했다.
대선 과정에서 민생 지원 추경이 이슈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6월 3일 대선이 끝나면 대규모 2차 추경안 편성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로서는 또 다시 대규모 추경안을 편성하기에 불어나는 재정 적자가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12조원대 추경의 경우 4조1000억원은 기금 등 가용재원을 활용하고, 나머지 8조원대는 국채발행으로 충당한다.
이번 추경 편성으로 국가채무가 6조원 늘어나는 등 적자성 채무는 885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적자성 채무는 부족한 자산 충당, 국채발행 등을 국민들에게 세금을 거둬 상환해야 하는 채무다.
반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내수 부진에 법인세 등이 덜 걷힐 것으로 예상되며 세수결손이 예상된다. 세수 부족으로 대부분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재정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지만 내수 침체의 골이 너무 깊어 당장은 경기 진작에 재정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적 상황과 긴축 재정을 고수해 온 현 정부에서 지금보다 큰 규모의 추경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에 2차 추경을 대규모로 할 가능성이 높은데 코로나19 당시 내수 회복을 위해 최대 50조원의 추경이 편성됐던 만큼 이번에도 상당히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도 "내수업종이 장기간 불황을 겪는 것을 고려하면 소상공인 지원 규모가 부족한 수준"이라며 "30조원 이상의 대규모 추경이 추가로 필요해 보이고, 대선 이후 경기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원승일기자 w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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