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글로벌·크라우드웍스 이어 상지건설도 주식 전환 행사
이재명 테마주
이재명 테마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지건설은 지난 18일 장 마감 이후 하한가를 기록했다.
상지건설의 급락은 전환사채(CB) 공시 영향이다. 상지건설은 이날 '제20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의 전환청구권이 행사돼 주식 240만주가 새로 발행된다고 공시했다. 발행주식총수(398만1814주)의 57.76%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환가액은 5000원, 청구금액은 115억원이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5월 22일이다.
이번에 전환청구된 전환사채는 지난 2022년 9월 발행된 것으로 지난 2023년 11월 회사가 조기취득해 보유하고 있던 사채다. 회사는 당시 액면 120억원어치를 132억원에 샀다. 상지건설은 이를 153억원에 매각하기로 했고, 영파와 글로벌제1호조합, 엠제이앤리, 티디엠투자조합1호 등 4개 투자회사가 이를 사기로 했다. 티디엠투자조합1호는 엠제이앤리가 지분 77%를 보유한 자회사다.
전환사채는 일정 기간 이후 미리 정해진 가격(전환가)으로 발행 기업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CB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래 주가가 전환가보다 높아야 전환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기존 투자자 입장에선 유통주식 수가 급증해 주가가 희석돼 악재로 인식된다. 상지건설이 '이재명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급등하자 이를 기회로 삼아, 30억원의 차익을 남기려한 것으로 보인다.
상지건설은 고급 주택 '상지카일룸'으로 알려진 시공사다. 상지건설 사외이사로 일했던 임무영 전 국회의장실 부실장이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전 대표 캠프에 몸담고 있어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됐다.
그러나 임 전 이사는 작년 3월 임기가 만료돼 현재는 상지건설과 아무 관계가 없다. 그러나 주가는 파죽지세로 올랐다. 지난 1일 3000원대였던 주가는 이달 9일 1만5000원까지 치솟았고, 18일 장중에는 5만6400원까지 급등했다. 17일 만에 18배 넘게 급등한 것이다.
상지건설을 비롯해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는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자 주식관련사채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자금 회수에 서두르는 모습이 포착된다. 상향 리픽싱 규제로 주가가 오르면 이를 반영해 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행사가격도 상향 조정돼 그전에 보통주로 전환하고,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어서다.
형지글로벌은 4~6회차 CB 69억5000만원어치는 지난 4일 보통주로 전환 청구됐다. 각 CB 전환가격은 3172원, 3925원, 3346원이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3월 말까지 3000원을 밑돌았지만, 이달 들어 네 배 가까이 상승하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당시 종가는 1만850원이었다.
크라우드웍스 BW 35억원어치도 이달 초 보통주 전환권 행사가 이뤄졌다. 행사가격은 9460원으로 14일 종가(1만5350원)보다 30% 이상 낮다. 3월 말과 비교해 주가가 세 배 가까이 뛰었다.
형지글로벌은 이 대표의 골프 대중화 공약 수혜주로, 크라우드웍스는 이 대표가 이끄는 'AI 강국 위원회'에 김우승 크라우드웍스 대표가 원외 부위원장으로 역임해 테마주로 묶였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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