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두 번째 순회 경선 지역인 영남권에서 이재명 후보가 9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전날 88%에 달하는 득표율을 기록했던 충청권에 이어 영남권에서도 이 후보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하며 반전 없는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구도를 이어갔다.
20일 울산광역시 울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영남권 순회경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권리당원과 대의원 유효투표수 7만3255명 중 6만6526표를 얻어 득표율 90.81%로 압승을 거뒀다. 경남지사 출신의 김경수 후보는 5.93%(4341표), 김동연 후보는 3.26%(2388표)를 얻는 데 그쳤다.
지난 19일 투표가 완료된 충청권 결과와 합산한 누적 결과로는 이재명 후보가 89.56%(12만3583표), 김경수 후보 5.17%(7131표), 김동연 후보 5.27%(7271표)로 집계됐다.
영남권은 민주당 전체 당원 비중 대비 10% 수준의 당원을 보유하고 있어 비중이 크지 않으나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그 의미는 작지 않은 곳이다. 이날 연설에 나선 각 대선 후보들 역시 이같은 의미를 부여하며 영남 지역에 대한 경제 정책 공약을 강조했다.
기호 1번 이재명 후보는 "경북 안동이 낳고 길러주신 영남의 아들"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며 "동토에서 독립운동하듯 민주당을 지켜온 여려분이 바로 민주당의 든든한 뿌리다. '진짜 대한민국'을 열어젖힐 뜨거운 열망도 이곳 영남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역 맞춤 정책으로 북극 항로 준비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대구·경북 미래형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 조성과 바이오산업 육성 등을 거듭 약속하고서 "회복과 성장을 이뤄내고, 대한민국 재도약을 실현할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경남 고성 출신으로 경남지사를 지낸 김경수 후보도 "영남의 아들 김경수"라며 "저도 경남에서 두 번 낙선했다. 계란으로 바위 치는 일이라 하더라도 누군가는 계란이 돼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연을 앞세워 "노무현의 꿈이었던 국가균형발전을 김경수의 꿈인 메가시티를 통해 완성할 것"이라면서 "'5대 권역별 메가시티'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남권에 대해서는 광역 교통망 건설, 금융 공기업 부산 이전, 대구·경북 및 가덕 신공항 임기 내 완공 등을 약속했다.
김동연 후보 역시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일했었던 점을 언급하며 "노무현의 계승자가 되고 싶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광과 유산은 민주당과 여기 계신 후보들께 돌리고, 노 전 대통령 부채의 계승자가 되겠다"며 "복지국가의 꿈과 국가균형발전의 꿈, 이룰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남권에 대해서는 "모든 금융공기업의 부산 이전을 완수하겠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까지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며 "영남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대선 경선에서 충청권에 이어 영남권에서도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한 이 후보는 "저에 대해 당원들이 많은 기대를 갖는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영남권 순회경선에서 90.81%의 득표율을 거둔 것과 관련해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아직 결과에 대해 쉽게 속단할 수 없다. 이번 경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대로 최종 대선후보가 되는 데 이변이 없을 것 같다'는 기자들의 언급에 대해서는 "우리 당원분들 가운데 절반의 의사가 표명된 것"이라며 "아직 절반이 남아있고 그 이상도 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민주당에 기대하는 국민들의 의견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